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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MBC

학창 시절 공부 때문에 혼나보지 않은 대한민국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넌 누굴 닮아서 공부를 이렇게 지지리도 못해?‘라며 쏘아붙이는 부모님의 눈빛. 나라는 존재가 잔뜩 움츠러들다 못해 아예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순간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우리는 학창 시절의 점수보다는 공부를 했던 과정에 대한 기억으로 살아간다”며 공부란 다그쳐서 될 일이 아니라고 조언하고 있다.

오은영 박사는 24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실제 사례를 들려주었다. 자녀를 데리고 상담받으러 온 어머니는 아이가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차며 쳐다보았고, 오 박사는 그런 어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어머니는 공부 잘하셨어요?”라고. 어머니가 답했다. ”그럼요. 저는 잘했죠”. 오은영 박사는 같이 온 자녀를 잠깐 내보낸 뒤 어머니에게 아들이 푸는 인수분해 문제를 쥐여준다. ”어머니가 한번 풀어보세요”. 난감해하는 어머니는 ”다 잊어버렸죠”라며 문제를 풀 수 없다고 한 뒤, 다음 상담 전까지 인수분해를 공부해 오 박사를 찾아왔다.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MBC

하지만 오 박사는 예상 가능한 문제를 주지 않았다. 어머니가 공부한 인수분해가 아닌 함수 문제를 풀어보라고 준 것. 몇차례 상담한 친한 사이에서만 활용한다는 이 방법은 아이의 심정을 어머니가 직접 역지사지로 깨닫게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오은영 박사는 ”공부란 배워가는 과정에서 뇌가 발달하는 것이니 다그쳐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당장 시험 점수가 75점인지 50점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열심히 했어’ 라는 기억을 가지고 아이가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MBC

수차례 이 같은 소신을 밝혀온 오은영 박사는 하나뿐인 아들도 같은 방식으로 키웠다. 오 박사는 2018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녀를 키울 때 가장 염두에 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이가 마음이 편안한 사람으로 크는 게 목표였다” 며 ”우리 아들은 참 잘 커 줬다. 심신이 정말 건강한 아이”라고 답했다.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MBC

강남에서 학교를 다님에도 아이에게 전혀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았다는 오 박사. 오은영 박사는 아들이 재수를 한 뒤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일화를 들려주며 ”최선을 다한다는 건 결과에 따른 감정도 겪어내는 것까지야. 경우에 따라선 좌절도 하고 마음도 아프겠지만, 그것까지도 겪어보렴. 얻는 게 있을 거야”라는 말을 아들에게 해주었다고 전했다.

곽상아: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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