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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 효용론
ⓒNurPhoto via Getty Images
마리화나 효용론
ⓒhuffpost

캐나다가 오락용 마리화나를 완벽하게 합법화했다. 마리화나 합법화는 2015년 총선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내걸었던 공약 중 하나다. 그는 과거 친구들과 함께 마리화나를 피운 적 있다고도 고백했다. 뭐, 놀라운 일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젊은 시절 코카인을 흡입한 적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캐나다의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에 따르면 18살 이상 개인은 최대 30g의 오락용 마리화나를 소지할 수 있다. 그리고 캐나다 국민은 집에 마리화나를 네 그루까지 기를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마리화나 가공 제품도 합법화가 예정돼 있다. 지금 캐나다는 축제 분위기다.

마리화나 합법화 캐나다로 가자

좀더 보수적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마리화나 합법화를 지지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3분의 2를 넘어섰다. 역대 최고치다.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도 합법화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갤럽은 “동성결혼 지지처럼, 그리고 오래전 타 인종 간의 결혼 지지처럼, 마리화나 합법화 지지는 전반적으로 계속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의 몇몇 주는 오락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이 추세로 간다면 미국 전역에서 마리화나가 합법화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사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마리화나의 중독성은 술이나 담배보다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도 “알코올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의 대중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마리화나가 심지어 카페인보다 중독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소셜미디어는 ‘모두 캐나다로 가자’는 재미있는 말들로 넘친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한국인인 당신은 캐나다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더라도 한국에서 구속될 수 있다. 이른바 ‘속인주의’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국 정부가 캐나다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국민을 구속하겠다고 말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희한한 속인주의에 관해 이야기했다. 다소 놀라움과 조롱이 섞인 기사였다. 속인주의는 한 나라의 국민이 어느 국가에 있든지 국적 국가의 법 적용을 받는 것이다. 인터넷신문 <허프포스트캐나다>는 “일부 초보자들은 정부가 허락한 마약의 신세계를 탐험하며 길을 잃은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며 마리화나를 즐겁고 안전하게 피우는 방법을 알리는 기사를 냈다. 나는 그걸 번역해서 <허프포스트코리아>에 실으며 고민했다. 이 글을 읽고 캐나다에서 마리화나를 피운 유학생들이 속인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었다.

얼마 전 나는 친구들과 앉은 자리에서 물었다. “마리화나가 먼저 합법화될까, 아니면 동성결혼이 먼저일까?” 다들 “동성결혼 법제화가 빠를 것”이라고 했다. 그들의 논리는 이거다. 한국은 국민의 생산성을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의 국가들보다 더 따지는 국가다. 정부와 기업들은 마리화나가 국민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차라리 동성결혼을 먼저 법제화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 국민의 생산성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 아니던가? 

국회에 마리화나를

나는 캐나다 국민 수천 명이 의사당 앞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외신 사진을 보며 이런 상상을 했다. 마리화나는 지나친 흥분을 가라앉히고 사람을 평온하게 한다고 알려졌다. 우리 국회에는 흥분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다. “사퇴하세요!”를 버릇처럼 국정감사에서 외치는 의원도 지나치게 많다. 그들 모두 국감 직전에 마리화나를 나누어 피운다면 우리는 더 이상 국감장의 외마디 외침과 비명을 들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여당과 야당은 좀더 조화롭게 웃어젖히며 의회에서 서로를 감싸안을 것이다. 치열해야 할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어쩌냐고? 어차피 한국 국회의 생산성은 이미 세계 최저 수준 아니던가?

* 한겨레21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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