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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셰프코리아'의 팬이다. 전 시즌을 다 본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애정도 깊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번 시즌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망했다. 마셰코 시즌4가 5회 진행된 상태에서 최근 시청률은 0.5%. 시즌 2는 2%대였고, PPL 때문에 망했다고 얘기하던 지난 시즌 3도 1%대를 유지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망한 거다.

PPL은 사라졌고 매력 넘치는 셰프 송훈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고개를 돌렸다. 대체 왜 내가 사랑하던 프로그램이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한국어 자막이 필요하다

현재 마스터셰프에 출연 중인 12명 중 2명(강민주, 케빈 킴)은 초등학교 수준의 한국어 밖에는 구사하지 못하고, 적어도 6명(강민주, 케빈킴, 장대건, 정찬혁, 옥영민)은 대회 직전까지 해외에서 거주 중이었던 것 같고, 많게는 7명(강민주, 케빈킴, 장대건, 정찬혁, 옥영민, 강수연, 손영국)이 줄창 장기거주 시절 이야기를 한다. 영어 대사와 한국어 자막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한국어를 쓰자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출연진들의 국적을 일일이 찾아서 문제 삼고 싶은 생각도 없다.

솔직히 해외 경험이 많은 사람이 요리를 잘할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음악엔 경험을 뛰어넘는 천재가 있을 수 있지만, 요리는 그렇지 않다. 많이 먹어본 만큼 다양하고 재밌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어쩔 수 없는 사실이고, 공정경쟁이다 보니 서울대에 강남 사는 학생이 많은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시청자 측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와 닮을 사람을 보고 싶어 한다. IS가 지난 1년 반 동안 파리와 베이루트를 비롯한 수많은 곳에서 테러를 저질렀을 때 서방에서는 거대한 질문이 일었다. "왜 우리는 베이루트의 희생자보다 파리의 희생자들에게 더 깊은 연민을 느낄까?" 수많은 연구는 이런 현상이 인종적·문화적 유사성에서 온다고 말했다.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와 닮은 사람이 우리랑 같은 말을 쓸 때 더 깊게 감정 이입한다.

길가다 만날 것 같은 사람이 없다

마스터셰프의 가장 큰 매력중 하나는 지난 시즌의 출연자 '강형구'처럼 길 가다 만날 것 같은 사람이 뭔가 절박한 마음으로 요리하는걸 지켜보는 것이다. 이번 시즌엔, 길 가다 만날 것 같은 사람은 없다. 지난 시즌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직업은 인디밴드 보컬과 마술사였다. 반면 이번에는 다들 타이틀이 대단하다.

프렌치 식당을 운영했던 요리 연구가, 유튜브 스타, 아프리카 TV의 스타 BJ, 김훈이 셰프의 업장에서 일했던 요리사, 프로 파이터, 국제 콩쿠르 1위 출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등장한다. 반찬가게를 운영했던 중년의 여성이 유일하게 길에서 마주칠 것 같은 분이셨는데, 지난 회에 탈락해버렸다.

물론 앞에서 말한 바처럼 그들이 잘못한 건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요리를 잘했을 뿐이다. 그러나 역시 시청자로서는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요리를 배웠다는 반찬가게 아저씨(최강록)에게 정이 가는 법이다. 이젠 정말 정 줄 데가 없다. 앞에서와 같은 논리다.

지나친 플레이팅

마셰코 시즌 1~3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요리에 별 꾸밈이 없는 최강록의 요리를 먹고 강레오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을 때였다. 당시 노희영 심사위원은 "최강록 씨는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맛없어 보이게 내는 제주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그런 반전을 원한다.

최근의 트렌드도 겉모양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수요 미식회 등의 심도 깊은(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프로그램에서는 '예쁜 요리'를 찾아다니지 않는다. 최근에 새로 열어 잘되는 업장은 포션이 작고 예쁜 레스토랑이 아니다. 거칠지만 맛있는 사퀴테리(가공육) 전문점, 정말 집에서 먹는 듯한 느낌의 솔직한 비스트로들이다.

그런데 이번 시즌 참가자들의 요리는 맛이 없어도 좋으니 '일단 예쁘게'를 표방하고 있는 듯 하다. 눈으로만 먹는 시청자들도 다 안다. 그 요리들이 겉만 번드르르하다는 걸. 마셰코가 본선 전에 참가자들에게 집중 요리 트레이닝을 시킨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그렇다면 요리 트레이닝에서 맞춘 초점의 방향이 잘못됐다. 한식 대첩에서 좀 배우고 와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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