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2’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임성근 셰프가 과거 음주운전 사실을 직접 고백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성근 셰프(왼쪽),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넷플릭스, 허프포스트코리아
임성근은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음을 밝혔다. 문제는 그 횟수였다. 단 한 차례의 실수가 아니라, 무려 세 차례에 걸친 음주운전이었다. 반복적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
특히 마지막으로 적발된 2020년 당시 임성근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1%로, 면허 취소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앞서 2009년과 2017년에도 각각 벌금 200만 원과 3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후폭풍은 거셌다. ‘흑백요리사2’ 방영 당시만 해도 임성근은 화끈할 때는 과감하고, 부드러울 때는 유연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한몸에 받았다. 방송의 최대 수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음주운전 이력이 공개된 이후, 그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호감형 셰프’에서 ‘예비 살인마’로 뒤바뀌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임성근은 별도의 장문의 사과문을 공개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팬들 앞에 떳떳해지고 싶어 사실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문을 접한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정말로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면, 왜 하필 지금이었느냐는 의문이 뒤따랐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점에서야 과거를 꺼내 든 진정성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정식 사과문에 앞서 유튜브 영상에서 비교적 가볍게 음주운전 사실을 언급한 대목에서 대중은 배신감을 느끼는 듯하다. 음주운전의 무게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고백’이라는 형식으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임성근의 고백은 음주운전 전과에 대한 언론의 사실 확인 요청 직후 이뤄졌다고 한 매체는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임 셰프가 17일 저녁 기자와 통화에서 ‘20일에 직접 만나 설명하겠다’고 한 뒤, 다음 날인 18일 저녁 곧바로 음주운전 고백 영상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임성근은 ‘흑백요리사2’ 이전 ‘한식대첩3’ 출연 당시나 각종 홈쇼핑 광고에 등장할 때조차도, 음주운전 전력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고민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스타들의 무덤, 음주운전... 과연 우리 사회는 다른가?
음주단속. ⓒ연합뉴스
연예계에서 음주운전은 이제 ‘나락으로 가는 지름길’로 통한다. 한때 대중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던 스타들 상당수가 음주운전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거나, 긴 공백기를 겪었다.
그러나 이를 유명인만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음주운전을 과연 ‘살인에 준하는 범죄’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수치심보다는 “정신은 멀쩡했는데 재수가 없었다”, “이 정도로 유난을 떠는 게 과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흑백요리사2’ 이전, 지금처럼 주목받지 않았던 시절의 임성근 역시 음주운전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경찰 통계는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한다.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019년 13만772건에서 2020년 11만7549건, 2021년 11만5882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다시 약 13만 건 수준으로 반등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재범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적발자 가운데 약 40%가 2회 이상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재범자로 분류된다. 3회 이상, 심지어 7회 이상 상습 음주운전자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현실은 음주운전이 몇몇 개인의 일탈이 아님을 보여준다.
도로교통공단의 2005~2020년 자료를 살펴보면, 음주운전 적발 및 사고 비중은 30~50대가 중심을 이루며, 특히 40대 50대 남성이 가장 두드러진다.
음주운전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이유는 반복된다. “대리운전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서”, “이 정도면 술이 깼다고 생각해서”, “집이 가까워서” 등과 같은 안일한 판단이 상습적으로 등장한다.
여론조사에서는 처벌 강화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 통계에서는 재범률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다. 인식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임성근 논란은 한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음주운전을 얼마나 가볍게 소비하고 있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문제의 본질은 ‘누가 걸렸느냐’가 아니라, ‘왜 반복되느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