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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이뮨온시아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자체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의 허가가 머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과 상업화 준비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이 지분율에 훨씬 못 미치는 청약을 결정하면서 이뮨온시아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의 재무상황과 자금계획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뮨온시아 김흥태 대표로서는 신약 출시를 위한 자금 조달과 상용화 준비를 사실상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국산 1호 면역항암제' 영예 유력한데 제한적 투자만, 개발 자회사 이뮨온시아 상용화 자금 조달 총력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이뮨온시아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전날 공시했다. 

앞서 이뮨온시아는 지난 2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행하는 신주는 1683만200주다. 애초 신주발행가액은 주당 7130원이었는데 주가변동 등을 반영하면서 6260원으로 변경됐다. 유상증자 규모도 1200억 원에서 1054억 원으로 다소 줄었다. 

신주의 배정기준일은 4월6일이며, 청약예정일은 5월13일부터 14일까지다. 구주주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는 5월18∼19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PD-L1(프로그램된 세포사멸 리간드 1) 기반 면역항암제 IMC-001(물질명 댄버스토투그)이 허가와 생산, 상업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를 준비하고 실제 시장 공급까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뮨온시아는 지난해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 1년도 안 돼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만큼 자금 확보 필요성이 절실했다고 볼 수 있다. 

◆ 이뮨온시아 IMC-001, 국내 1호 면역항암제 유력

IMC-001은 글로벌 제약사 MSD의 키트루다와 같은 PD-L1 계열의 면역항암제다. 혈액암의 일종인 NK/T세포 림프종을 타깃으로 하는데, 이 병은 국내 환자 수가 2천여 명에 그치는 희귀질환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주로 발병하는 질환이어서 서구 제약사들은 이 분야 진출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다만 향후 적응증 확대를 통해 시장을 넓힐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실제로 이뮨온시아는 적응증 타깃을 고형암으로 넓히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IMC-001은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임상 3상을 건너뛰고 바로 정식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허가를 성공적으로 받게 되면 IMC-001은 국내 1호 면역항암제 신약이 된다. 

식약처 희귀의약품은 환자 수가 적어 일반적인 시장 메커니즘으로는 개발·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에 대해 신속한 개발·허가·공급을 지원하는 제도다. 국내 환자 수가 2만 명 이하이거나 대체 치료법이 없는 경우, 기존 치료 대비 현저한 임상적 개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지정한다. 심사기간을 단축하는 우선심사 대상이 되며, 임상 3상을 생략하거나 2상 결과로 허가를 받고 시판 후 3상 임상 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뮨온시아 역시 조만간 신속심사 지정을 신청하고 허가와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2030년 허가 목표였지만 그보다 앞당길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특히 IMC-001의 임상 2상 데이터가 뛰어났고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앞날은 밝은 편이다. 

IMC-001의 조기 상용화는 이뮨온시아의 모회사인 유한양행에게도 좋은 일이다. 유한양행은 2021년 국내 31번째 신약인 렉라자 출시 이후 신약이 없었다. 현재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단기간 내 두각을 드러낼 신약후보물질은 없는 상태다. 

◆ 유한양행, 지분율에 못 미치는 150억만 청약하기로

이뮨온시아의 고민은 자금이다. 이 회사 김흥태 대표는 IMC-001의 허가와 생산 준비, 상용화까지 필요한 자금을 1200억 원 정도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에 도전하게 됐는데,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65.75%)인 유한양행의 참여가 매우 중요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유한양행은 변경된 신주발행가액 기준으로 최대 693억 원가량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유상증자 청약 규모를 150억 원으로 결정했다. 이것도 애초 100억 원으로 발표했다가 투자자들의 반발에 늘린 것이다. 이뮨온시아 주주들 사이에서는 유한양행이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는 이뮨온시아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유한양행이 지분율에 훨씬 못 미치는 규모의 청약에만 참여한 것은 그 이상의 자금 제공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 회사 조욱제 대표이사의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재무 여력만 놓고 보면 지분율만큼의 참여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2025년 말 기준 유한양행은 약 2754억 원(별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유한양행 쪽은 2016년 이뮨온시아 설립 이후 다양한 이유로 13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왔고, 지금의 재무상황과 향후 자금 지출 계획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자금 투입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투자하고 있는 다른 법인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관계자 역시 허프포스트와 통화에서 “저희 보유 자원이 한정돼 있고 신약개발 등 다른 투자도 고려해서 유상증자 참여 정도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다만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 상장 당시 3년간의 보호예수를 설정해 뒀다. 이는 핵심기술의 상용화 시점까지 매각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하고 주가 급락을 막아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유한양행의 참여가 애초 기대보다 작은 규모로 결정되면서 실권주 발생은 높아진 상태다. 다만 일반공모에서도 실권주가 발생하면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잔액인수 계약에 따라 실권주를 인수하게 된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 둔 것으로, 한국투자증권 쪽이 이뮨온시아의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신호도 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유한양행의 이뮨온시아 지분율은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과반 이상의 지배력을 갖게 돼,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 이뮨온시아, 투트랙 전략으로 빠른 수익 창출 목표

이 같은 상황으로 이뮨온시아는 최대주주의 도움을 최소화한 채 스스로의 힘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허가 및 생산 준비 과정을 마쳐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회사 김흥태 대표는 단기적으로 IMC-001의 시장성을 어필하면서 유상증자 흥행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IR(investor relations)을 강화하면서 IMC-001 상업화 과정을 통해 모회사인 유한양행 의존구조에서 벗어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MC-001의 기술수출과 국내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매출 발생과 조기 수익 창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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