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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주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지속해서 강조해오고 있다. 그러나 미래 목표라고 하기엔, 현대건설의 최근 매출 구조 변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미국의 원전 르네상스까지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건설이 역대 최대 수주 기록을 세우면서 '종합원전기업'의 꿈에 한층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3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하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역대 최대 수주 기록을 세우면서 '종합원전기업'의 꿈에 한층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3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하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현대건설

18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는 25조5151억 원의 수주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직전 해인 2024년 18조3111억 원의 수주 실적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국내 단일 건설사가 기록한 최대 수주 실적이다. 

이는 현대건설도 예측하지 못한 성과다. 지난해 3월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 대표가 제시한 2030년까지의 중장기 목표가 25조 원이었다. 적어도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규모의 실적을 1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 미국·북유럽 대형원전 시장서 ‘에너지 전환 리더’ 첫걸음

미래 사업 전망도 한층 더 밝아졌다. 특히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 대표가 내세운 새 모토인 ‘에너지 전환 리더’가 훨씬 더 주목받게 됐다. 지난해 원전을 중심으로 굵직한 에너지 사업 계약이 이어지면서다. 

우선 지난해 4월 현대건설이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업무 계약(EWA)을 맺으며 북유럽 대형원전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렸다.

같은 해 10월에는 페르미 아메리카와 4GW(기가와트) 규모 대형원전 4기 건설 관련 기본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건설이 미국 대형원전 시장의 잠재 수주 규모를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페르미 아메리카와 기본설계 용역 계약 수주를 기점으로 미국 시장 진출 가시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며 “설계·조달·시공(EPC)으로 전환할 경우 예상 수주 규모는 14조 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SMR 상용화 잰걸음에 증권업계 수주 전망 치솟아 

소형모듈원전(SMR)에서도 수주 파이프라인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2월 현대건설은 미국 SMR 개발기업 홀텍과 ‘팰리세이즈 SMR-300 1호기(FOAK)’ 프로젝트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단지에 300MW(메가와트)급 SMR 2기를 짓는 사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프로젝트의 올해 1분기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SMR을 비롯해 대형원전 프로젝트를 합하면 2030년대에 연환산 8조8천억 원 가량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전망은 모두 현대건설의 대형원전 중장기 수주 목표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해 이 대표가 제시한 2030년까지의 에너지 부문 수주 목표는 7조 원이었다. 그 가운데 대형원전과 SMR에서의 수주 목표는 각각 3조7천억 원, 1조6천억 원이다. 증권업계 전망은 이 대표의 전망보다 1.7~3.8배 높은 수준이다. 

◆ 미국 원전 르네상스 타고 시공부터 해체까지 아우르는 ‘종합원전기업’으로 거듭난다

현대건설의 포트폴리오는 원전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종합원전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대형원전 시공과 SMR 상용화 등 원전 ‘건설’뿐 아니라 ‘해체’까지 아우를 수 있는 기업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과 뉴욕주 인디안포인트(IPEC) 1~3호기 해체 작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전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은 2050년까지 500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40년 만에 돌아온 ‘미국 원전 르네상스’도 현대건설의 원전 사업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국 내 원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4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신규 원전 승인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원전 용량을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현재 100GW(기가와트) 수준인 원전 용량을 400GW(기가와트)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원전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 이후 30년 넘게 신규 원전을 짓지 않아 시공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진 상태다.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원천 기술을 보유했더라도 단독으로 원전을 시공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수십 년간 닫혔던 미국 원전 시장이 열리면서 현대건설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공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올해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종합원전기업에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임직원 대상 신년 메시지를 통해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포한 이래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견고한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며 “올해는 생산-이동-소비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노력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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