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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몇 시간 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보수의 과거인 윤석열 단죄가 시작된 직후 당 지도부가 당내 계파를 숙청하고 나선 것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지방선거라는 큰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한동훈은 빼고 간다"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선택이 보수진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14일 오전 1시 당원게시판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제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으로 국민의힘 당규에 명시된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개 징계 중 가장 강력한 수위의 처분이다. 당원의 제명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윤리위는 “6명의 게시글 작성자가 특정 IP 2개를 사용했다”며 “한 전 대표가 가족들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따라서 한동훈의 가족들이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이어 “가족의 일탈, 해당 행위에 대한 윤리적 책임뿐 아니라 관리책임, 직업윤리, 정치적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대통령과 당의 지도부를 공격하고 분쟁을 유발하여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추락하게 한 것은 윤리적, 정치적으로 매우 중차대한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번 결정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한 전 대표의 정치적 동지로 “한동훈 없이는 보수의 재건도 없다”고 주장했던 장 대표는 이제 '한동훈'을 모두 쳐내야 보수가 산다는 논리로 돌아선 셈이다.

실제 장 대표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대전·충남 통합 관련 정책 협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윤리위원회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어떤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건 따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장 대표를 위시한 국민의힘 당권파는 당원 게시판 문제가 ‘여론조작’에 해당된다는 점을 징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는 이번 징계를 두고 정치적 경쟁자인 한 전 대표를 제거하기 위한 움직임이라 보고 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14일 SNS에 “(한 전 대표 징계는)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며 “윤 전 대통령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은 사람들이 이제는 애꿎은 한동훈에게 화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한 전 대표가 보수진영 정치인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를 쳐내는 결정은 국민의힘의 지방선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당내 소장파 의원모임인 대안과 선택 소속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지역에 가도 한 전 대표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으나 선거 앞두고 제발 하나가 되라고 얘기한다”며 “포용할 건 포용하고 안고 간 건 안고 가야지 그렇게 이준석 내쫓듯이 또 내쫓으면 우리 선거 못 치른다,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거란 얘기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청을 방문하고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의견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청을 방문하고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의견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 배제를 통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도 연대할 수 있다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와 이 대표가 전날 통일교 특검 등을 고리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 연대를 위한 첫 걸음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도 가만히 앉아 당하고만 있지 않을 태세를 보인다. 우선 한 전 대표는 일단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통 법원은 정당 내부의 자율성을 존중해 당내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한 전 대표의 징계는 그 수위가 ‘제명’으로 정치인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는 측면에서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친한계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윤리위원회가 한 전 대표에게 중징계를 내리거나 이렇게 된다면 우리가 이준석 전 대표, 윤석열 정부 시절에 있었던 가처분신청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인용될 확률이 훨씬 높고 그렇게 되면 수많은 문제제기에도 이 일을 감행했던 지도부의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국민의힘 내부는 내전 수준의 내홍에 휩싸이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견제 동력은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사태가 끝가지 해결이 안 돼 마음이 상한 한동훈 지지자들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투표하지 않겠다고 하면 수백~수천 표로 승부가 엇갈리는 지역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 전 대표의 징계를 '완벽한 과거청산'이라 바라봤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어젯밤은 지난 4년간 나라를 혼란케 하고 한국 보수진영을 나락으로 몰았던 정치 검사 두명이 동시에 단죄를 받는 날이 됐다”며 “정치 검사 둘이서 난투극을 벌이면서 분탕질 치던 지난 4년은 참으로 혼란스럽던 시간이었다. 제명 처분이 끝이 아니라 그 잔당들도 같이 쓸어내고 다시 시작하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그건 일부 보수 언론에서 말하는 뺄셈정치가 아니라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는 정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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