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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 도입률이 저렴한 가격, 언어 지원, 더 나은 서비스, 크게 차이나지 않는 기술력 등 이유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AI 모델도 널리 쓰이지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최신 기술보다 한정된 환경에서 어떤 모델이 더 저렴한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산 모델이 선호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의 'AI 패권'에 균열 커지나 : NYT 아프리카에서 중국산 AI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24년 10월24일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황혼이 지며 도시가 빛나고 있다. ⓒ펙셀스

뉴욕타임스는 5일 "저렴한 비용으로 최적의 시스템을 찾는 개발도상국에서 중국 AI 모델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중국산 AI 모델은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하고 수정할 수 있는 오픈소스 모델이라 미국산 유료 폐쇄형 모델보다 선호된다"고 보도했다. 

오픈소스 AI 모델은 AI의 구조나 실행 코드 등이 모두 공개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수정·배포 및 연구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고객이 이 모델을 다운받으면 컴퓨터나 기업 서버에 직접 설치하고 자신의 데이터로 추가 학습을 할 수 있다. 외부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내 기기 안에서 구동할 수 있어 보안에 유리하다.

폐쇄형 AI 모델은 소스 코드, 내부 구조, 학습에 쓰인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만든 기업이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AI 모델이다. 성능이 뛰어나고 편리하게 쓸 수 있지만, 사용자가 직접 수정하거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다.

뉴욕타임스가 800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0개의 AI 모델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오픈라우터에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은 전체 AI 사용량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1년 전 25% 미만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다른 AI 데이터베이스인 허깅페이스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오픈소스 시스템 25개 가운데 19개는 중국산이었다.

◆ 아프리카, 중국산 AI 모델 손 들어줬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인 케냐, 우간다, 가나 등에서 사람들이 활발히 중국 AI 모델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픈소스 AI 모델의 장점인 저렴한 가격과 맞춤 설정이 중국 AI 모델 도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우간다의 기술 개발자인 어니스트 므웨바제는 지난해 우간다의 다양한 언어에 맞춘 농업 관련 AI 챗봇 시스템 '선플라워'를 개발하면서 중국 대기업 알리바바의 AI 모델을 사용했다. 

므웨바제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메타나 구글의 어떤 모델보다 알리바바의 모델이 우간다의 수십 개가 넘는 언어를 더 잘 처리했다"며 "가격도 저렴했고, 우간다의 데이터를 사용해 모델을 맞춤 설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케냐, 우간다 및 기타 여러 국가에서 기술 개발자, 정책 입안자, 경영진 등 대상으로 20건이 넘는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이들은 자원이 제한됐기에 최첨단 AI 기술보다 충분히 잘 작동하는 모델을 선호했다"며 "비용, 컴퓨팅 자원, 데이터 제어 및 맞춤화가 어느 나라가 이 모델을 개발했는지보다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케냐에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모세스 케미바로는 뉴욕타임스에 미국 AI 모델과 중국 AI 모델을 비교하며 "중국산 모델은 컴퓨팅 인프라 비용 등을 포함해도 최대 90%까지 저렴할 수 있다"며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줄 때 값싼 도요타 트럭이 있는데 굳이 비싼 페라리를 사야 하나?"라고 물었다.  

중국산 AI 모델은 오픈소스 시스템이기 때문에 다운로드 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구축할 수 있고 서버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반면 미국산 모델은 폐쇄형 모델이기 때문에 추가적 작업을 진행하려면 구독료 및 기타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로 가는 기술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통신망을 구축하고 도로를 포장해 왔으며, 이런 기술적 협력 관계를 발판으로 AI 기술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아프리카에서 많은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 개발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중국 기업들이 무료 컴퓨팅 자원과 실질적 엔지니어링 지원을 제공하며 아프리카 개발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중국산 AI 도구가 사전 설치돼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AI 기술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시 주석은 중국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에서 "중국은 케냐,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7개 아프리카 국가와 AI 협약을 체결해 국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의에서 중국과 AI 협약을 체결하여 국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 미국 AI 모델 아직 쓰이지만...  

그럼에도 미국 AI 기업들은 아프리카에서 충분히 돈을 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케냐의 AI 관련 지출은 여전히 상당 부분 미국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케냐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인터넷 사용자 42%가 지난 한 달 동안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했고, 중국 모델을 써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데이터 센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중국 AI 모델이 중국 정부의 이념적 통제를 받는다는 점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용자도 있었다. 므웨바제는 "한 미디어 연구 단체가 중국에 관해 내가 개발한 선플라워 챗봇에 질문을 던졌다"며 "그러자 선플라워 챗봇은 중국을 민주주의 국가라고 설명하며 우간다에 미치는 중국의 경제적, 환경적 영향에 관해 답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므웨바제는 이에 불안감을 느끼고 구글의 오픈소스 AI 모델인 '젬마'를 활용해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단점에도 중국산 AI 모델의 도입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 가지 원인으로는 미국 정책의 변동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가 안보 및 사이버 안보 위협 우려를 근거로 지난 6월 앤트로픽의 강력한 새 AI 모델인 '페이블 5'와 '미토스 5'에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금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앤트로픽은 이에 아예 두 모델에 관한 접근을 비활성화했다. 존 타누이 케냐 정보통신디지털경제부 차관은 뉴욕타임스에 "이런 갑작스러운 조치는 미국 모델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며 "전 세계에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중국산 AI 모델의 기술 발전이 빠르게 미국산 AI 모델을 따라잡고 있는 점도 중요했다. 실제로 지난 7월 발표된 문샷 AI의 '키미 K3' 모델은 일부 벤치마크에서 앤트로픽의 페이블 모델을 거의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케냐 AI 스타트업인 사니푸의 공동 창업자 버나드 모마니 냐가카는 뉴욕타임스에 "중국 모델의 성능도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다"며 "미국 모델을 정말 엄청나게 빨리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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