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급식사업에 1조 원가량을 투입한 것을 두고 재무 부담과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가 업계에서 나온다.
김 부사장은 프리미엄 급식과 계열사 시너지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노리고 있지만 박리다매 구조와 시장 고착화 속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급식시장에 진출했지만 유통업을 주축으로 성장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문이 모이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한화 셋째 아들 김동선, 급식사업 인수한 배경
김 부사장은 2025년 4월 급식·식자재업체 아워홈 지분 58.6%를 인수했다. 매입단가는 주당 6만5천 원으로 인수금액은 8700억 원에 달했다.
아워홈은 같은 해 12월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를 추가로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1200억 원이었다.
결과적으로 김 부사장은 급식사업에만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아워홈 인수 당시부터 매입 가격과 자금 규모를 두고 ‘무리한 인수’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재무 여력에 비해 인수 규모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매출규모나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크게 웃돌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4년 매출 7509억 원, 영업이익 13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02억 원에 그쳤다. 반면 인수 대상인 아워홈은 2024년 매출 2조2440억 원, 영업이익 886억 원을 올리며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크게 앞섰다.
김규완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원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과 신세계푸드 등의 인수로 재무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영업현금 창출력 확대와 보유자산 활용 등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 같은 대규모 인수를 두고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의 승계구도가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김 부사장 역시 일정 수준의 외형 확대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유통·리조트 부문의 사업규모가 에너지·방산이나 금융 계열사보다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시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3형제 승계구도는 공고해지고 있었다. 2025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3천억 원을 투입해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 지원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의 경영 승계를 이어가는 가운데,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부문에서,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리조트 분야에서 각각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었다.
◆ 삼성웰스토리와 규모 비교, 아워홈 급식시장에서의 위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인수 목적을 식음료(F&B) 사업부문 역량 강화와 계열사 시너지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이후 급식사업 비전 선포식에서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과 고부가가치 채널 중심 수익성 확보 전략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아워홈은 고급 주거단지와 컨벤션 등 프리미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식 객단가를 기존 5천 원 수준에서 평균 7천~8천 원 수준으로 높이고, 고급 식재료와 인기 외식메뉴 등을 적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단체급식 산업에 특유한 박리다매의 수익 창출 구조를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란 얘기가 나온다. 단체급식은 고정 수요인 식수 규모가 클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다. 원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충분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프리미엄 전략만으론 수익성 제고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아워홈은 한화푸드테크·한화로보틱스와 협업해 주방 로봇과 자동화 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아워홈의 기존 공장과 물류센터 인프라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이제 막 실행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가 주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28%)가 1위를 차지했고 아워홈(18%), 현대그린푸드(15%), CJ프레시웨이(11%), 신세계푸드(7%)가 뒤를 이었다.
매출 규모에서도 격차가 확인된다. 2024년 기준 매출은 삼성웰스토리가 1조8561억 원으로 아워홈(1조2126억 원)을 6천억 원가량 앞섰다. 다만 아워홈이 기존 고객사의 이탈을 최소화하며 사업을 이어갈 경우 시장 내 입지를 일정 부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6조 원 규모 급식시장, 한계는 명확하다
아워홈에 따르면 지난해 계약 만료를 앞둔 고객사의 85% 가량이 재계약을 맺었다. 다만 범LG가 계열 일부 고객사는 다른 급식업체로 이탈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 사옥과 GS건설 그랑서울에 이어 올해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도 거래를 종료했다.
급식 시장 자체의 성장 한계도 분명하다. 상위 업체 중심으로 구도가 이미 굳어진 데다 법적 규제와 시장규모의 한계까지 겹치면서 신규 성장의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대기업 계열 단체급식 사업자는 법적 규제로 인해 학교급식 입찰에는 참여할 수 없어 주요 수요처가 기업 구내식당과 성인 대상 급식 등으로 한정돼 있다.
성인 대상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6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이 단기간에 크게 성장하기는 어렵고 주요 고객사 역시 상당 부분 고정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급식 시장은 ‘파이가 빠르게 커지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아워홈은 급식사업 의존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아워홈은 2024년 매출 2조2440억 원, 영업이익 886억 원을 냈다. 연결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급식사업 매출은 1조2126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4% 비중에 달한다.
김 부사장은 2025년 9월 공시 기준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아워홈의 미래비전총괄를 겸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를 필두로 한 유통 계열사가 그의 경영 행보의 중심축이다.
김 부사장은 2023년 10월 인사에서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전무에서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5년 이상 주요 임원으로 지내며 유통 사업을 이끌어왔다.
다만 유통 부문에서의 성과를 놓고 볼 때, 김동관 회장의 방산·에너지 계열사나 김동원 사장의 금융 계열사와 비교하면 보다 구체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 한계가 뚜렷한 급식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 부사장의 선택을 둘러싼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