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비만약 시장이 본격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운다요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다.
현재 미국 시장에는 경구용 위고비가 이미 나와 있다. 지난해 12월 허가를 받고 1월 출시됐다.
향후 먹는 비만약이 기존 위고비(노보 노디스크)와 마운자로(일라이릴리)의 주사제 시장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환자의 부담이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사제가 알약에 견줘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완재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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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는 1일(현지시간) 일라이릴리의 GLP-1 계열 알약 비만치료제 파운다요(성분명 오르포글리프론)를 승인했다. 이달 6일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서 양강 체제에 있는 일라이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경쟁 구도가 기존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확대됐다.
파운다요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중 고혈압·당뇨 등 동반질환을 하나 이상 가진 환자에게 식이요법·운동요법과 병행해 처방된다. 하루 한 번 복용하며, 초기 용량 0.8mg에서 시작해 치료 반응과 내약성에 따라 최대 17.2mg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수 있다.
임상시험 결과도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건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시험에서 파운다요 투여군은 72주 치료 후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일라이릴리는 파운다요의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파운다요는 식사나 물 섭취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다. 반면 경구용 위고비는 반드시 공복에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30분 동안 물이나 음식을 먹어선 안 된다.
이는 두 약물 모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인데도 성분 구조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파운다요의 주성분인 오르포글리프론은 저분자 화합물로, 화학적으로 합성된 작은 분자 구조 덕분에 위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될 수 있다.
반면 위고비의 성분 세마글루티드는 단백질인 펩타이드 계열로, 분자 크기가 크고 위산·소화효소에 취약하기에 단독으로 흡수가 어렵다. 이 때문에 흡수 촉진제인 살카프로스산나트륨(SNAC)을 함께 제형화해 위장관 흡수율을 높였다.
체중 감량 효과는 위고비 쪽이 더 높았다. 노보 노디스크가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경구 위고비는 64주 치료를 완료한 환자 평균 16.6%, 전체 참가자 평균 13.6%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파운다요는 72주 치료를 완료한 경우 12.4%, 참가자 전체 평균 감량 효과는 11.1%였다.
파운다요와 경구용 위고비의 국내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관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주사제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는 각각 2024년 10월, 2025년 8월 국내에 출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