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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18년 만에 다시 사내회사(CIC) 체제를 가동했다. 정재헌 사장이 해킹 사태 수습에 주력할 수 있도록 통신과 AI 사업 적임자를 CIC장에 앉힌 모양새다. (왼쪽부터)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한명진 통신 CIC장, 유경상 AI CIC장, 정석근 AI CIC장. ⓒSK텔레콤
SK텔레콤이 18년 만에 다시 사내회사(CIC) 체제를 가동했다. 정재헌 사장이 해킹 사태 수습에 주력할 수 있도록 통신과 AI 사업 적임자를 CIC장에 앉힌 모양새다. (왼쪽부터)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한명진 통신 CIC장, 유경상 AI CIC장, 정석근 AI CIC장. ⓒSK텔레콤

정재헌 SK텔레콤 신임 사장이 선임되면서 SK텔레콤에서 18년 만에 사내회사(CIC) 체제가 출범했다. 

SK텔레콤은 CIC 체제로의 이행 이유로 사업 경쟁력 강화를 들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정재헌 사장이 법률전문가로서 SK텔레콤의 거버넌스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사업 쪽을 따로 분리해 역할분담을 맡긴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SK텔레콤은 11월13일 통신(MNO)과 인공지능(AI)을 두 축으로 한 CIC 체제로의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당시 정 사장은 이 변화에 대해 “각 사업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기 위한 선택”이라며 “통신 사업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 누가 AI 전문가인가, 정재헌 사장 vs 유경상·정석근 AI CIC장

SK텔레콤의 CIC 체제 개편과 CIC장 임명, 정 신임 사장 임명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AI CIC장은 정 사장 선임이 발표된 바로 다음 날 유경상 Corp.Strategy센터장과 정석근 GPAA 사업부장이 공동 임명됐다. AI CIC 조직 자체는 정 사장이 새로 선임되기 직전인 9월 출범했다. 

SK텔레콤은 “‘투톱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AI 전략과 사업 부문에서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경상 AI CIC장과 정석근 AI CIC장은 전문성 영역에서 정 사장과 차별화되는 경력을 갖고 있다. 

유 CIC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구글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SK플래닛의 Global전략그룹장을 맡으며 SK그룹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유 CIC장이 “SK 그룹의 AI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담당하며 SKT의 전략과 신사업 발굴도 담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 CIC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으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를 맡았다. 2023년부터 SK텔레콤으로 옮겨 지난해까지 Global/AITech사업부 담당, 올해 GPAA사업부장을 거쳐 AI CIC장이 됐다.
 
◆ ‘통신 본업 주력’ 한명진 통신 CIC장 vs ‘해킹 수습 주력’ 정재헌 사장?

통신 CIC장은 정 사장의 선임과 동시에 발표됐다.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이 통신 CIC장으로 직을 옮겼다.

한명진 CIC장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SK텔레콤에서 Global 사업개발본부장, Global Alliance 실장, 통신사업지원그룹장, Corporate Strategy 담당을 거쳐 지난해부터 SK스퀘어에서 투자지원센터장과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인물이다. 

통신과 AI CIC장으로 임명된 한명진, 유경상, 정석근 CIC장은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통신이나 AI 사업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진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년 경력 법조인’이라는 정재헌 사장의 튀는 이력과는 사뭇 다르다. 

세 명의 CIC장이 SK텔레콤의 본업을 담당하고, 정 사장이 법조인 경력을 살려 해킹 사태 수습에 주력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전사적 지각변동 있을 때 CIC 체제 출범

SK텔레콤이 CIC 체제를 가동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미 2007년 또 한 번 CIC 체제를 가동한 적이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국내 2위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였던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큰 폭의 조직 재편을 단행했다. 

기존 조직을 4개 CIC 조직(MNO 비즈컴퍼니, 글로벌 비즈컴퍼니, C&I 비즈컴퍼니, CMS 컴퍼니)로 나눠 각각의 장을 임명한 다음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직위를 없앴다.  

SK텔레콤은 당시 CIC 조직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개별 사업이 전문성을 가지고 자율, 책임경영을 할 필요성”을 들었다. 각 사업의 경영을 CIC장이 맡으면, 대표이사(CEO)는 전사 차원의 이해관계 조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업무를 분리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CIC장은 모두 사장 출신이 임명됐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김신배 전 사장이 CMS CIC장을 겸임했다. 이들 가운데 하성민 전 MNO(통신) CIC장은 이후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기존에도 대표이사급의 인물이 CIC장에 선임됐던 것을 살필 때, 정재헌 사장과 함께 임명된 한명진, 유경상, 정석근 CIC장이 독자적인 경영을 이어가면서 정 사장이 해킹 사고 수습에 주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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