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영철버거 매장 앞에 대표 이영철 씨를 추모하는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뉴스1
고려대 앞에서 ‘1000원 버거’로 학생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매년 수천만 원을 기부한 ‘영철버거’ 대표 이영철 씨가 지난 13일 별세한 가운데,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장학금이 신설된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세상을 떠났다. 향년 58세. 고인은 지난해부터 폐암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이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고인의 이름을 딴 장학금 조성 계획을 밝혔다. 김 총장은 “수십 년간 고려대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었다”며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고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조성하는 등 학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장학금 조성 외에도 유족을 위해 장례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또한 안암캠퍼스 내에 고인의 뜻을 기리는 기념패를 설치할 계획이다.
1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영철버거 매장 앞에 대표 이영철 씨를 추모하는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뉴스1
영철버거는 2000년대 초반 고려대 앞 노점에서 시작됐다. 이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고,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중국집을 비롯해 군복공장, 건설 현장 등을 전전해야만 했다.
그는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고려대 앞 손수레에서 1000원짜리 버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미국식 핫도그 빵 사이에 볶은 고기와 양배추, 소스 등을 넣은 ‘스트리트 버거’는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고려대 명물’로 떠올랐다.
이씨는 버거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를 등심으로 바꿨을 때도, 원재료 가격이 치솟아 적자가 났을 때도 ‘1000원’ 판매가를 고수했다. 또한 2004년부터는 학생들을 위해 매년 2000만원의 장학금을 고려대에 기부했으며, 정기 고연전(연고전)마다 영철버거 수천 개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2005년쯤엔 가맹점이 40개까지 늘어나 ‘성공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1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영철버거 매장 앞에 대표 이영철 씨를 추모하는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뉴스1
영철버거는 지난 2015년 재정난 등의 이유로 한차례 문을 닫았으나, 폐업 소식을 알게 된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비긴어게인 영철버거 프로젝트’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2684명이 참가해 6811만5000원을 모금할 수 있었고, 많은 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영철버거는 재개업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병원 장례식장 10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6시 30분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