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새 노조 설립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 준비 모임에는 사흘 만에 임직원 3500여 명이 참여해 전체 직원의 1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사 갈등 속에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노사가 10년 유지에 합의한 성과급 제도가 다시 협상 대상에 오르고 적자 시 임금조정 방안까지 거론되면서 구성원들의 반발이 통합노조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통합노조가 실제 출범하더라도 당장 교섭 지형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번 움직임은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 논란이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노사 간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9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최근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통합한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임시위원장은 지난 8일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공지했으며 이르면 다음 주 중 정식 노조가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노조 추진 세력은 지난해 합의한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고 성과급 문제를 임단협 협상 대상에서 분리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배경에는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불거진 성과급 갈등이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10년 동안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날수록 직원들의 성과급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그러나 올해 회사가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노조는 지난해 합의를 뒤집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여기에 적자 발생 시 임금조정 방안까지 거론되면서 구성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통합노조 추진의 배경에는 교섭력 강화 요구도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기술사무직 노조(민주노총 산하)와 전임직 노조(한국노총 산하)가 각각 교섭하는 복수노조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성과급 논란이 커지면서 분산된 노조 체계로는 회사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이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기존 노조의 소통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일부 구성원들은 교섭 과정과 협상 내용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교섭 창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다른 노조 지형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노조 간 경쟁과 갈등이 커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반면,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교섭력을 한데 모으려는 통합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