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한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이 진정될 것이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텔러들이 2026년 8월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가 전장보다 37.61포인트(0.60%) 내린 6258.77에 장을 마친 가운데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월29일 장중 97.99까지 치솟아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까지도 90대를 넘나들던 변동성지수는 정부가 급하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관해 현금 예치금 요건을 상향 조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7월31일부터 시행하자 이달 들어 70대 중반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언론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각) "반대매매로 신용융자 잔고가 감소했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를 금융당국이 강화하면서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계 상품의 거래량과 자산 규모가 줄어들었다"며 "이는 코스피의 변동성을 확대한 레버리지 중심의 과열 양상이 진정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 등 기초지수의 1일 수익률의 2~3배를 추종하도록 파생상품을 활용해 설계된 고위험·고수익 주식 상품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의 과도했던 레버리지가 해소되는 '디레버리징' 과정이 절반 이상 진행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코스피의 향후 1년 실적 전망치를 보여주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사상 최저치인 5.1배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관련해 "한국 증시는 매도세 이후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에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랴오이핑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현재 삼성과 하이닉스는 저평가돼 있지만 투자자들은 최근의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신중한 상태"라고 말했다.
두바이의 아르케비움 캐피털의 막상스 비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며칠간의 안정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외국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는 코스피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해외 투자자들은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골드반삭스는 이번 주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1만2천으로 재차 제시했다. 이는 코스피가 지난 7일 종가 대비 약 90%의 상승 여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 전략가 티모시 모는 8월 초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피에서 변동성이 감소하면 시장의 기초 체력인 펀더멘털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이는 매우 매력적인 현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