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넘어 사법개혁(법원개혁)까지 이룰 수 있을까.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마무리하지 못한 '서초동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는 대법원과 대검찰청이 나란히 서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사법개혁을 둘러싼 최근의 갈등 상황을 두고 "개혁의 과정에서 저항은 불가피하다"며 "이를 이겨내야 변화가 있고, 그게 바로 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개혁이라는 말의 뜻은 '가죽을 벗기는 것'이라는 것으로 그만큼 아프다는 뜻이다"며 "변화에 따라 손해보는 쪽도, 이익을 보는 쪽도 있지만 이런 일을 해내지 못하면 대체 뭘 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법원에서 잇달아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결정들이 나오면서 법원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고통과 갈등을 수반하더라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칫 정권 초반의 개혁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에 힘을 줬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정운영의 동력도 훼손됐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검찰과 대화'와 인사권 조정을 통해 개혁을 시도했지만 대선자금 수사와 법무부의 견제, 야당과 보수언론의 반대 탓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의 제도적 변화를 이루지 못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검찰의 자율성 보장 기대가 틀렸음을 후회하면서 퇴임 뒤 검찰 수사로 이어진 일을 짚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검찰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으면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 줘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자 검찰은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개처 버렸다"며 "내가 퇴임한 뒤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검찰 개혁을 하려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등 일부 입법적 성과를 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검찰 권력을 도리어 강하게 만든 역효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검찰개혁과 법원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이와 같은 과거의 개혁 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두고 숨고르기를 하는 것도 이런 선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민주당은 당초 9일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 등 사법개혁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8일 의원총회 논의 과정에서 '위헌 소지에 따른 역공이 예상된다'는 당내 의견에 따라 법안 처리를 연기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내란전담재판부가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견이 많으니 논의를 계속하고 위헌 여부를 법무법인에 맡겨 자문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이런 시점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개혁의 어려움과 관철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