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의원의 의혹 제기 직후 윤리감찰단 조사를 즉각 지시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채널 ‘MBCNEWS’
2025년 9월 30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소속 서울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 모 위원장이 특정 종교단체 신도 3천 명의 개인정보를 확보해서 이를 2026년 민주당 경선에 활용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라며 의혹을 제기한 직후다.
진종오 의원이 제보를 통해 확보했다는 녹취록에는 “특정 종교 신도 3천 명을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시키고, 1인당 1천 원씩 6개월간 내야 하는 당비 1,800만 원을 김 위원장 측에서 대납하겠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당내 경선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당선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도 빠르게 공지를 냈다. 언론 공지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는 진종오 의원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윤리감찰단과 서울시당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또 “위법사항이 있을 경우 징계조치를 하라”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시·도당에는 지난 8월에 하달한 공문 '입당원서 처리지침 및 제출'과 관련해 위법사항이 있을 경우 공문(제재방안 공지)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김경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섰다. ⓒ유튜브 채널 ‘MBCNEWS’
다만 당사자로 지목된 김경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이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경 위원장은 “저는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종목 단체인 서울시사격연맹 장정희 부회장의 민원을 경청했을 뿐”이라며 “장정희 부회장의 요청에 따라 장 부회장에게 당원 가입 절차를 안내했을 뿐이다. 그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김경 위원장은 “제가 만난 사람은 장정희 부회장이며 특정 종교 단체를 만난 적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장정희 부회장과의 면담을 종교 단체 만남으로 왜곡하는 건 명백한 조작”이라고 단언한 김 위원장은 당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녹취록을 들어보면 당비는 ‘자신의 핸드폰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각자 내야 한다’라고 장 부회장에게 명확히 설명했다. 당비 대납은 불법이며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민석 총리 밀어주기’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김경 위원장은 “장 부회장이 자신은 이제 국민의힘이 싫고 민주당이 좋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라면서 “김민석 총리 얘기가 그때 나왔다. 인사치레였을 뿐, 김 총리는 이 사안과 무관하며 장 부회장과 경선 조작을 논의한 적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진실 규명을 위해 탈당을 선언한 김경, 법적 대응을 통해 진실을 밝힌 뒤 떳떳하게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MBCNEWS’
법적 대응을 통해 이제부터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결의를 다진 김경 위원장은 “진종오 의원의 악의적 조작과 명예 훼손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김경 위원장은 또 “제 문제로 당이 오해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도 탈당한 이유를 묻자 김 위원장은 “탈당 후 법적 조치를 하려고 한다.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라며 진실 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경 위원장의 입장이 나온 뒤 진종오 의원은 “재반박할 가치를 못 느낀다”라고 밝혔고, 장정희 전 서울시사격연맹 부회장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이름이 직접적으로 거론된 김민석 총리 측은 “관련이 없기 때문에 대응할 필요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트럭 시위 등을 통해 당원들 사이에서 제기된 ‘대리 당원 가입’ 의혹에는 침묵하고 있는 정청래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진종오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정청래 대표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신속한 대처가 ‘선택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앞서 나온 ‘대리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한 정청래 대표의 입장은 아직이다. “정청래 대표가 선출된 뒤 호남에서만 30만 명, 총 70만 명의 민주당 당원이 대거 늘어났다”라는 내용인데 최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대선 이후 3개월간 민주당에 최소 77만 명의 당원이 신규로 가입했다. 상당수는 대리 가입”이라며 해당 의혹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9월 민주당 청년 권리당원들이 진상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자발적인 모금으로 진행한 트럭 시위에도 관련 내용이 담겼다. 당시 서울 여의도와 정청래 대표의 지역구인 마포를 중심으로 출몰(?)한 트럭에는 “70만 유령 당원 방관하는 무능한 정청래 사퇴하라”, “수상한 전당원 투표 NO”, “내란 야합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혔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침묵했고, 이에 온라인 모금에 동참한 당원들은 “애드벌룬이라도 띄워야 조사를 진행할 건가”라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안전신문 단독 보도로 자신도 모르게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됐다는 광주시민 김 씨의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 당비 자동이체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민주당 광주시당에 문의 전화를 건 김 씨는 “올해 8월 26일 입당원서와 서약서가 접수됐다”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추천인, 접수인과의 관계를 확인한 시당 측은 “원하지 않을 경우 당비 납부 약정은 해지되고, 탈당은 당사자가 직접 해야 한다”라고 유선으로 안내했다.
전화를 종료한 김 씨는 곧바로 휴대전화로 탈당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다음날 지인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탈당할 수 있었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는 “누군가 저의 개인정보를 알아내고 이를 이용해서 허위 당원 가입을 시도했다는 데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주민번호 등 인적 사항까지 도용됐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