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와 이마트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둘러싼 소액주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 밸류파트너스가 제기한 “교환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주장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단순한 가격 논란을 넘어, 만약 이 논리가 성립할 경우 “경영 실패로 훼손된 기업가치를 소액주주가 떠안는 구조 아니냐”는 문제 제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가 7일 2차 주주간담회를 열고 이마트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결정 관련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신세계푸드 측에 따르면 이번에 제기된 주주 의견을 내부적으로 종합 검토한 뒤 앞으로의 입장과 후속 조치 등을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8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이마트와의 포괄적 주식교환과 관련해 전날 열린 2차 주주간담회에서 제기된 주주 의견을 종합 검토한 뒤, 내부 협의를 거쳐 앞으로의 입장과 후속 조치 방향 등을 추후 안내하기로 했다.
밸류파트너스 자산운용 대표 역시 이번 주주간담회에 다시 참석해 의견을 전달했다. 밸류파트너스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지난달부터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기해왔다. 일반주주 역시 대주주와 동일한 기준에서 주식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며, 이사회가 특정 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공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밸류파트너스는 신세계푸드 합병가격으로 제시된 주당 5만191원이 2025년 말 기준 신세계푸드의 장부상 순자산가치(NAV)인 주당 9만 원에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주주입장에서 합리적 합병가치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밸류파트너스 측은 이러한 장부상의 순자산가치를 사실상 청산 시 회수 가능한 가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보고, 현재 교환가격이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사안에 대해 단순히 신세계푸드의 자산가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세계푸드의 주가만을 장부상 순자산가치(BPS)나 청산가치와 단독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두 회사의 주식을 서로 교환하는 구조인 만큼, 동일한 기준을 이마트에도 함께 적용해야 공정한 비교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실제 신세계푸드 측 설명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신세계푸드의 주당 순자산가치(BPS)는 약 9만8936원, 이마트는 약 36만4294원 수준이다. 이를 단순 자산가치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교환비율은 0.271 수준으로 산출된다. 이는 현재 자본시장법상 기준에 따라 산정된 교환비율인 0.5031313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청산가치 논란에 대해서도 회사는 선을 긋고 있다. 청산가치는 회사가 사업을 중단하고 자산을 처분하는 상황을 가정해 잔여재산 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계속기업을 전제로 운영되는 상장사 가치평가 방식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현금 보상이 아닌 주식 교환 방식인 만큼, 특정 회사만 청산가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런 논쟁 자체가 안고 있는 배경에는 기업 가치 부진이 장기간 이어진 뒤 기업이 사업 재편이나 지배구조 개편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일반 주주 권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개정 상법을 통해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대상이 기존 회사 중심에서 전체 주주로 확대된 점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사회가 특정 지배주주가 아니라 전체 주주의 이익을 충실히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고, 기업가치 제고 과정에서도 일반주주 보호 장치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사법부 판단 역시 이해상충 상황에서 소수주주 보호 필요성을 보다 엄격하게 바라보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주주인 대표이사가 이사 보수 총액 인상 안건에서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상태로 의결권을 행사한 행위에 대해 상법상 이해충돌 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의 의결권은 정족수 산정에서도 제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해상충 사안에서는 소수주주 의사가 실질적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합병·영업양도·포괄적 주식교환 등 주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구조 개편 거래 전반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특정 가치평가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으냐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액주주 이익을 어떤 기준과 원칙 아래 보호할 것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