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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을 당부한 대통령의 공개적인 토론 제안에는 응답하지 않고 (브레이크 고장 난 8톤 트럭처럼) 속도만 내던 여당. 결국 정무수석이 목소리를 높였다.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논쟁을 벌인 정청래와 우상호. ⓒ정청래 페이스북 / 우상호 인스타그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논쟁을 벌인 정청래와 우상호. ⓒ정청래 페이스북 / 우상호 인스타그램

2025년 9월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는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검찰개혁안이 당정대(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 간 조율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심도 깊은 논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성환 환경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함께했고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하지만 우상호 수석과 정청래 대표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이 소식을 단독 보도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들의 논쟁은 ‘당이 빠진’ 정부 차원의 검찰개혁 추진 기구를 우상호 수석이 주장하면서 발발됐다. 복수 참석자의 말을 인용한 중앙일보는 “우상호 수석은 ‘검찰개혁 관련 후속 입법안을 마련하려는 정부 기구에 여당이 들어오는 건 관례상 모양이 맞지 않다’라고 말을 꺼냈다”라고 전했다.

이에 정청래 대표가 “원래 사전 협의 때 당도 참여하기로 한 게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는 전언. 앞서 당정은 사전 실무 협의 과정에서 당정대가 모두 참여하는 총리실 산하 ‘검찰 개혁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구체적인 검찰 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취임 축하 난을 정청래에게 전달한 우상호.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취임 축하 난을 정청래에게 전달한 우상호. ⓒ뉴스1

정청래 대표가 반발하자 우상호 수석은 “아니, 의원 입법이 아니라 정부 입법 형태로 발의가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거기에 왜 당이 관여를 하느냐”라는 우 수석의 지적에도 정청래 대표는 “아니다. 사전에 협의했던 초안대로 당도 후속 정부 법안을 만드는 데 참여해야겠다”라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매체는 우상호 수석과 정청래 대표 간의 실랑이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다고 보도했다. 이견이 계속되자 우상호 수석은 “아니, 내가 정치를 해도 막말로 여기 있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했고 내 스타일을 잘 알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상호 수석은 “내가 지금 대통령 이름을 팔아서 내 주장을 하러 여기 앉아있나”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나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강조한 우상호 수석은 “당이 참여하지 말라는 게 누구 뜻인지 좀 아시겠나”라고 덧붙였다. 우 수석의 말을 옮긴 중앙일보는 “사실상 당이 참여하지 않는 범정부 기구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걸 드러낸 셈”이라고 첨언했다.

국무총리도 입을 열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당초 당정이 사전에 당도 참여하는 형태의 기구를 만드는 것으로 논의를 했더라도 그것은 초안이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민석 총리는 “지금 이렇게 의견들이 다르니 일단 총리실 산하 TF에는 대통령실과 정부만 참여하는 것으로 하고, 국회 입법 과정에서 당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는 것으로 하자”라고 상황을 정돈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총리실 산하 TF에 참가하는 외부 인사를 당에서 일부 추천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검찰개혁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하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어 온 대통령실. ⓒ유튜브 채널 ‘JTBC News’
검찰개혁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하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어 온 대통령실. ⓒ유튜브 채널 ‘JTBC News’

 

앞서 정청래 지도부는 ‘추석 전 검찰청 폐지’를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반면 대통령실은 “보여주기식은 안 된다”라는 입장.

지난달 29일 “중요 쟁점에 대한 대책과 해법 마련을 위해 국민 앞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라”라며 직접 토론 주재 의사를 밝힌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한 신중한 추진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된 날 오후에도 “개혁을 제때 못 하면 페달을 밟지 않아 쓰러지는 자전거처럼 개혁 대상도 개혁 주체도 쓰러진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적어 속도전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았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토론을 해야지 사람을 공격하면 안 된다”라고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민형배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은 기소 전담 조직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두고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라며 공개적인 맹비난에 나섰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도 ‘검찰개혁 5적’을 거론하며 “정 장관조차 검찰에 장악됐다”라고 쏘아붙여 논란이 됐다.

이달 1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한 우상호 수석은 당시 민형배 위원장과 임은정 검사장을 겨냥해 “이 방안이 제일 좋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 좋지만 사람을 거명하고 공격하는 방식은 썩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우 수석은 “아무리 옳은 주장을 해도 개혁을 추진하는 정치인끼리, 혹은 검찰 내 인사끼리 서로 싸우는 모습은 개혁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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