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7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페이스북에는 “빵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이진숙 위원장은 대전MBC 사장직에서 사퇴하기 하루 전인 2018년 1월 8일, 자신의 법인카드 사용 및 ‘100만 원어치 빵 구매’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2015년 3월 4일 대전MBC 사장직에 부임한 이진숙 위원장은 2018년 1월 9일 자로 사퇴했다. 그리고 사퇴하기 전날 자택 근처에서 44만 원, 대전에서 53만 원 상당의 과자류를 법인카드로 구입했다. 이를 직접 언급한 이 위원장은 “당시 대전MBC는 파업 중이었고 파업 중에도 고생하는 비서실 직원, 환경미화원, 경비원, 운전기사들을 위해 5만 원 안팎의 롤케익 또는 쿠키류를 구입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주장했다.
10년 전의 일이라 청문회 당시엔 정확한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이진숙 위원장은 “수행비서가 잠시 쉬는 시간에 연락이 왔다”라고 말했다. “사장님 댁 부근에서 과자류를 구입했는데, 롤케익 같은 것은 많은 양을 구비해두지 않기 때문에 제가 대전에서 나머지를 구입했다”라는 내용이다.
이진숙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빵에 관하여’ 중. ⓒ이진숙 페이스북
이같이 밝힌 이진숙 위원장은 “사퇴 하루 전날 수행비서는 대전에서 서울 집까지 회사 차량으로 나를 데려다주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어 “수행비서와 함께 집 부근 베이커리에서 과자류를 사고 법인카드도 맡겼다. 카드와 과자류를 경영국장에게 전달하라고 하고, 경영국장이 수고한 분들에게 전달하도록 조치한 기억이 났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당시 정확히 어떤 제품을 구매했는지는 여전히 기억이 안 난다는 설명. “롤케익이었는지, 쿠키였는지, 아니면 양쪽 다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라면서도 “1인당 4~5만 원어치 과자류를 선물용으로 구입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기억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법인카드는 업무용으로 기업이나 관계 부처의 사람들을 만날 때도 사용하지만 직원 격려 목적으로도 물론 사용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선거 때 야근을 하거나 피디들이 야간에 특별 근무를 할 때도 야식을 시켜주기도 한다”라며 자신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이진숙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빵에 관하여’ 중. ⓒ이진숙 페이스북
지난해 6월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MBC 근무 당시 법인카드 사용 내역 공개를 동의한 데 대해서는 “나는 업무 외에 사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어 떳떳하기에 그 사용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면, 하다못해 1백만 원, 아니 몇십만 원이라도 있으면 무슨 배짱으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공개하겠는가”라는 물음도 던졌다.
1961년 창사한 MBC에서 자발적으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한 인물은 창사 64년 동안 본인이 유일하다고 이야기한 이진숙 위원장은 “민주당은 이런 소명과 설명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나를 희화화했다”라고 토로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뒤에도 더불어민주당 측의 ‘빵빵’ 노래가 계속된 점을 지적한 이진숙 위원장은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내 얼굴에 먹칠만 하면 작전 성공이 아닌가”라고 첨언했다.
발음 때문에 “빵빵”은 더욱 희화화의 도구로는 제격이다.
이 점을 짚은 이진숙 위원장은 글에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작업’ 결과 나는 ‘빵진숙’이 되었고 박장범 사장은 ‘파우치 박’이 됐다”라고 분개했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빵진숙, 감빵이나 가라”라는 목적성 비아냥이 떠돌고 있다고 털어놓은 이 위원장은 “나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5천2백만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라고 개탄했다. 이 위원장은 또 “진실과 진상을 알고 싶다면 수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면 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대전 유성경찰서에 출석하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진숙. ⓒ뉴스1
한편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달부터 대전 유성경찰서에 여러 차례 출석하며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당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진숙 위원장이 대전MBC 사장 재직 당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라며 업무상 배임,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 공여 의혹 등으로 이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도 “이진숙 위원장이 법인카드로 1억 4,279만 원을 지출했다”라며 검찰 고발에 나섰다. 이들은 “주말과 휴일에 최고급 호텔, 고가 식당, 유흥업소 등에서 법인카드를 빈번하게 이용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짙다”라며 이 위원장에 대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