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누가 이겼을까.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인 이란전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수석은 '일정한' 주고 받기에 합의했다.
양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중국 쪽은 이란산 원유를 계속 구매하기로 했고, 그 대신 이란에 군사 장비를 공급하지 않겠고 미국에 약속했다. 언뜻 보면 양쪽이 필요한 것을 챙긴 '윈-윈 합의'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애초부터 이란에 무기를 팔 생각이 없었다면, 중국의 승리가 될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을 방문한 뒤 작별의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중국은 현재 이란산 석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미국은 현재 호르모즈 해협을 봉쇄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가로막고 있다. 그런데 시 주석이 앞으로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사들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 이란의 원유 수출 봉쇄에 구멍이 난 것이 될 수 있다.
다만 중국은 장기적으로 이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석유 구매에도 관심을 드러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이란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란전쟁에서 중국이 대공무기 등을 이란에 공급한다면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은 중국의 무기 공급을 크게 염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이 실제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려 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중국은 이란에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이란전쟁에 직접 관여할 의도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별도로 백악관은 앞서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되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는 원칙론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공식 발표는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미중 정상회담간 이란 관련 정세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본래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이 전쟁이 더 이상 지속될 필요는 없다"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한 각국의 우려를 모두 고려한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중국은 그동안 이란의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을 지지해온 만큼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함께한 정상회담에서 "이란의 평화적 핵 에너지 이용 권리를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