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에서 ‘켄’을 맡은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가운데 그레타 거윅 감독과 ‘바비’를 맡은 배우 마고 로비가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영화 ‘바비’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23일(현지시각)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바비’는 △작품상 △여우조연상(아메리카 페레라) △남우조연상(라이언 고슬링) △각색상 △주제가상(빌리 아일리시·피니어스 오코넬) △미술상(사라 그린우드) △의상상(재클린 듀란)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고슬링은 ‘바비’에서 켄이라는 인형을 연기하며 로비와 함께 주연을 맡은 공로로 남우조연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거윅 감독과 로비는 각각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거윅 감독은 ‘바비’의 공동 각본가이자 남편인 노아 바움바흐와 함께 각색 각본 부문에서, 로비는 데이비드 헤이먼, 톰 애컬리, 로비 브레너와 함께 프로듀서로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고슬링은 이날 성명을 내어 “훌륭한 영화가 많이 개봉한 해에 뛰어난 동료 배우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켄이라는 플라스틱 인형을 연기한 게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비가 없었다면 켄도 없었다. 가장 큰 공이 있는 두 사람인 그레타 거윅과 마고 로비 없었다면 영화 ‘바비’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바비’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고슬링은 “두 사람이 각자의 부문에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게 실망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절제된 표현일 것”이라며 “그들의 업적은 다른 훌륭한 후보자들과 함께 인정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거윅 감독과 로비의 후보 지명 불발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24일 미국 CNN은 “이 인기 영화의 감독인 거윅과 로비가 각각 감독상과 주연상 부문에서 개별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는 후보가 발표된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바비’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국 BBC는 “소셜미디어의 많은 영화 팬들은 아카데미의 선택에 실망했다”며 “일부는 로비와 거윅이 후보에서 제외됐지만 페미니즘과 가부장제에 대한 영화의 메시지를 고려할 때 고슬링이 (후보에) 포함된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성 중심 사회와 성차별에 대한 풍자가 담긴 영화인데 정작 여성 감독과 배우가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하고, 남성 배우만 후보에 오른 것이 ‘현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개봉한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던 바비(마고 로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바비 인형’을 모델로 삼았다. ‘바비’는 지난해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흥행했다. 영화는 전 세계에서 14억4563만3117달러(약 1조 9307억 8759만 1065원)를 벌어들였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