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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40%대로 추락하고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기록하면서 민주진보진영을 넘어 중도보수층까지 아우르겠다는 '뉴(New) 이재명' 노선이 큰 위기에 빠졌다. 

지지율 데드크로스 ‘뉴 이재명’의 위기, 중도보수 확장 내걸었지만 결국 ‘반 문재인’으로 귀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도·실용주의 중심의 '뉴 이재명' 노선이 외연 확장 쪽이 아니라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내부 당권 싸움에 얽혀들면서 매우 엉뚱한 결과를 빚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특히 '뉴 이재명' 진영이 조직적으로 친문계(친문재인계) 공격하는 것을 넘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부정하는 지경에 이르러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3일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주 이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직무수행 부정평가(49.7%)가 오차범위 내에서 긍정평가(46.7%)를 앞섰다. 조원씨앤아이가 17일에 발표했던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긍정 47.7%, 부정 49.0%)가 확인됐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지지율 하락의 궤적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던 50대에서조차 긍정평가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진보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합리적 보수까지 품겠다"는 이 대통령의 기조가 중도 확장에 성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존 지지층의 결속력까지 흔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뉴 이재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내 당권투쟁을 위한 수단으로써 상대편에 대한 공격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재명식 중도 확장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으로 표현되는 전통적 주류 세력의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곧바로 연결됐다. 

특히 이 대통령의 기조를 옹호하며 '뉴 이재명'을 자처하는 스피커와 유튜버들은 민주당이 배출한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무능'을 넘어 '최악의 대통령'이라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런 논리에 기반해 '뉴 이재명' 쪽은 친노·친문 세력을 '문조털래유'라는 멸칭으로 부르면서 중도 확장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직격했다. 이에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공유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통적 지지층의 상당수는 친노이자 친문이면서 동시에 친명(친이재명)으로 스스로 자임했는데, 이제 갑자기 친노 또는 친문이 멸시와 부정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막스 베버를 인용해 올린 글 등을 통해 '뉴 이재명' 기조에 무게를 싣는 듯 하자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은 혼란을 느끼며 이재명 정부에 지지의 열기가 급속히 식어갔다. 

지지율 데드크로스 ‘뉴 이재명’의 위기, 중도보수 확장 내걸었지만 결국 ‘반 문재인’으로 귀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2022년 8월2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당의 화합을 강조하자 만들어졌던 '명문(친이재명·친문재인) 정당'이라는 기류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공략 대상이었던 중도보수층은 민주당 내부의 극한 대립에 오히려 마음을 닫으려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친문은 무엇이고, 친명(친이재명)은 무엇일까. 이젠 거기에 친청(친정청래)까지 더해졌다. 그리고 그 언어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혐오의 언어로 변질되고 있다"며 "현재 우리의 모습은 서로 손가락질 하고 비난하는 일에만 몰두하는데 이대로는 총선은 물론 정권 재창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초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과를 평가하는 것을 넘어선 원색적 비난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상승'과 구조적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갤럽이 2025년 11월 말 발표한 전직 대통령 평가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33%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긍정평가가 56%였고 진보층의 긍정평가는 54%로 조사됐다. 

한국갤럽 조사를 볼 때 문재인 정부를 '악'으로 규정하면서 33%(문재인 긍정평가)를 버린다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60%은 불가능하다. 중도·보수층에서 새롭게 30% 안팎의 지지율을 가져오는 것은 극히 비현실적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섭섭한 감정이 있다고 밝혔던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지난 19일 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나도 이러한데 당신들은 (문 전 대통령을) 건드릴 자격이 없다. 현재 권력의 의중만 살피면서 제 할 일을 안 하고, 그걸 또 분열의 도구로 삼고, 자꾸 분열을 획책하고 계산을 하고 그럴까"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노무현재단 운영과 관련해 '뉴 이재명' 지지층들 사이에서 "'친문'이 노무현 가치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면서 유시민 작가 등을 공격하면서 '친노'까지 전선이 확대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가 지난 21일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을 임명하면서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과 이재명 정부의 감정적 골은 더욱 깊어졌다는 점이다. 한 민정수석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기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사위이기도 하다.

한 민정수석 임명을 두고 일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은 "사실상 검찰개혁 포기 선언"이라거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허탈함이 밀려 온다"는 글을 올렸고,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유구무언"이라고 적는 등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 대통령 인사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2일 YTN라디오 뉴스정면승부에서 "대통령 인사에 대해서는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시중에는 정치 검찰한테 또 뒤통수를 맞는 거 아니냐는 우려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까지 청와대가 잘 감안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를 여는 만큼 '뉴 이재명' 기조를 강조하는 세력과 '전통적 지지층'의 반감 사이의 대립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지율 하락을 막고 반등하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두 세력의 적절한 균형을 도모해야 하는 이유로 여겨진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관해 "지지층의 마음이 흔들리고 함께 싸웠던 동지들이 허탈해하고 있다는 엄중한 경고"라며 "특히 지지층을 설득하기보다는 외면하고, 함께 싸운 동지들을 부담처럼 대하며 개혁의 기준을 낮춰 보수와 함께 가려는 듯한 정치가 과연 진정한 통합이라고 할 수 있는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짚었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22일 YTN뉴스 시사정각에서 "지지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나. 애초에 이 대통령을 지지하던 분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사표시를 하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이 대통령을 비판적으로나마 지지하다가 이제는 부정적으로 보시는 게 아니냐"라고 바라봤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7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RDD(임의전화걸기)·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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