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3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운영하는 나영석 피디가 침착맨의 유튜브 생방송에 견학을 왔다. 이에 유튜브 시청자는 나 피디를 '산업스파이'라고 불러 웃음을 안겼다.
나 피디는 전 웹툰 작가, 현 유튜버 이말년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전문 유튜버는 어떻게 하나 배우러 왔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유튜버 중의 한명인 침착맨의 스튜디오에 와서 노하우를 지금 빼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2일 침착맨과 나영석 PD의 유튜브 생방송 장면 ⓒ침착맨 원본 박물관 유튜브 채널
나 피디는 침착맨의 유튜브 생방송에 대해 자기 머릿속에 생방송은 리스크(위험)고,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도망가듯이 빨리 끝내야 한다는 관념이 굳어있다고 고백했다. 이에 침착맨은 나 피디에게 재미를 원한다면, 자기가 쌓아온 경력을 걸고 방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생방송을 보는 사람이 짜릿하다고.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운영하는 나 피디는 "(유튜브 영상) 결과물이 방송처럼 되는 경우가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나 피디는 과거 '채널 십오야'의 규모를 확 줄여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고 침착맨에게 물어봤고, 지인을 불러서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침착맨의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영석 피디 ⓒ뉴스1
나 피디는 "오늘 침착맨님이랑 방송하고 나서 시스템을 카피해서 똑같이 구축해서 (유튜브 방송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피디는 타이밍이 안 맞아서 어제 먼저 유튜브 채널 촬영을 마쳤고, 라이브 방송에서 혹시라도 문제 발언으로 영상이 영원히 박제될까 봐 찍지 못했다고 했다.
침착맨은 이를 마치 "인도로 갈까? 외줄 타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인도로 간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러자 나 피디는 "꼭 그렇게 절벽으로 가야 하냐?"고 물었다.
침착맨은 방송과 유튜브의 차별점은 '생방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명한 사람이 오더라도 생방송이라는 리스크를 빼면 방송의 재미가 약해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침착맨은 '격투왕 바키'를 언급하며 "지하 30미터 안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날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싸운다"며 "인터넷 방송이 그런 곳"이라고 비유했다.
짧은 한숨을 내쉰 나 피디는 "그 정도로 다 걸어야 되냐?"고 물었다. 침착맨은 "그렇기 때문에 생방송 하시던 분이 한 명씩 사라진다"며 유튜브 방송을 현실을 짚었다. 침착맨은 자신도 유튜버 동업자로서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한다고 이야기했다.
나 피디는 "안 좋은 곳에 발을 디딘 느낌인데..."라고 말하며,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침착맨은 "설사 (유튜브 방송을) 멈춘다고 하더라도, 다른 걸 해도 되지 않냐고"고 다독였다.
이에 발끈한 나 피디는 이미 진 걸 상정하고 이야기한다고 받아쳤다. 침착맨은 "모르고 하는 건 무지이지만, 알고 하는 건 용기"라며 "리스크 확인하고 들어가시라"고 조언했다.
나영석 피디 ⓒ뉴스1
유튜브 방송 채팅장에 많은 사람의 글이 올라오자, 나 피디도 조금씩 생방송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하고 설득당하고 있었다. 침착맨은 방송의 노련한 맛은 아니지만, 지하 격투장만의 투박한 맛이 있다고 유튜브 생방송의 참 매력을 알렸다.
2001년 KBS 27기 공채 피디로 입사한 나영석 피디는 현재 CJ ENM 프로듀서다. 그는 KBS '1박 2일', '인간의 조건',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출장 십오야', '서진이네', '뿅뿅 지구오락실'을 연출했다.
방송뿐만 아니라 웹, 유튜브 등 계속 해서 새로운 채널로 확장하고 있는 나 피디. 그는 "트렌드가 계속 바뀌면, 자칫 잘못해서 남들이 정거장에서 내려서 다른 기차로 옮겨 타는데 나만 혼자 이 자리 편하다고 계속 앉아 있으면 뒤처질 수 있지 않나"라며 "잘 되든 안 되든 먼저 가서 경험을 해봐야 나중에 급박하게 바뀔 때 적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피디는 "채널 십오야도 방송이 있으니까 굳이 유튜브를 할 필요가 없다. 니중에 어느 날 혹시라도 방송국이 다 망하고 유튜브만 살아남는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나. 보험을 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자가 복제의 아이콘'이라고 지칭하며 자신이 하던 방송을 또 하는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또한, 자신은 30대 말과 40대 초가 창의력이 폭발할 때였다며 "4~5년 전에 창의력은 끝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배우면서, 해보려고 하는 것은 한다고 말했다. "망하더라도 거기에서 쌓이는 노하우가 있고, 그걸 나는 못 가져가더라도 후배들은 또 받아서 뭔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나 피디는 말했다.
그는 연출자가 세상과 싱크로율(일치율)이 완전히 맞는다고 느껴지는 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나와 세상이 조금 어긋나서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와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야 하고 나는 그들의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게 이제는 맞다"며 "그런데도 예전에 버릇이 남아있어서 관여하는 게 있고 집에 와서 후회한다"고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