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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오토바이와 치킨. 출처: 뉴스1
배달 오토바이와 치킨. 출처: 뉴스1

서울 영등포구에서 퓨전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아무개(49)씨는 다음달 1일부터 배달의민족(배민) 앱에서 ‘포장할인 쿠폰’을 삭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포장(포장해놓으면 고객이 와서 가져가는) 주문의 경우, 배달비와 수수료가 들지 않는 점을 감안해 2000~3000원 할인을 해줬지만, 배달 앱 업체들이 10월부터 ‘포장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다 하다 이젠 포장에까지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치솟은 배달비 탓에 포장해 가는 소비자가 늘자 수수료 수익을 늘리기 위해 이런 정책을 펴는 게 뻔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배민·쿠팡이츠 '포장 수수료 0원' 9월이면 끝나

배달 앱 업체들이 10월부터 자영업자들로부터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는 소식이다
[자료사진] 배달의 민족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다. 출처: 뉴스1

배민과 쿠팡이츠 등 배달 앱 업체의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유료화 전환 여부에 자영업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는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 유료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배달 앱 업계에 따르면, 현재 무료인 포장 수수료 0원 프로모션은 9월30일로 종료된다. 그동안 배민과 쿠팡이츠는 포장 주문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요기요는 이미 포장 중개수수료를 12.5% 받고 있다.

 

코로나 잠잠해지고 배달 줄자 포장 수수료 ↑

[자료사진] 쿠팡이츠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다. 출처: 뉴스1
[자료사진] 쿠팡이츠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다. 출처: 뉴스1

포장 주문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작한 건 업계 1위 배민이었다. 2020년 8월 포장 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줄곧 무료 정책을 펴왔다. 이어 쿠팡이츠가 동참했다. 지난해 10월 포장 주문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중개수수료 0원 프로모션을 시작했고, 이를 계속 연장해왔다. 배달 앱 이용자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탓이었다.

배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유료화 필요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10월부터 포장 수수료를 부과할지, 수수료율을 얼마로 할 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팡이츠 역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빠르면 10월, 늦어도 올해 안에 포장 중개수수료가 유료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료사진] 미국의 배달 대행 서비스 업체 도어대시. 출처: 도어대시 인스타그램
[자료사진] 미국의 배달 대행 서비스 업체 도어대시. 출처: 도어대시 인스타그램

배달 앱 관계자들은 “포장 주문도 배달비만 발생하지 않을 뿐이지 소비자와 점주를 이어주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은 배달 주문과 동일하기 때문에 서버 개발·유지를 위한 비용이 든다”며 “해외에서도 도어대시, 우버이츠, 저스트 잇 등 유명 배달 앱들이 6~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잦아들면서 배달 앱 사용자가 줄어든 데다 배달 앱 이용자가 포장 주문을 빈번하게 이용하면서 업주들에게 받는 배달 수수료가 크게 줄어든 것이 포장 중개수수료 유료화의 배경이라고 본다.

실제로 배달 3사의 월간 이용 활성자 수는 지난 4월 총 3321만명대에서 지난 7월에는 3199만명대로 약 122만명 이상 줄었다.

 

포장 수수료는 음식값에 반영...소비자 부담 ↑

포장 중개수수료가 유료화하면 그 여파가 소비자들에게 미칠 수밖에 없다. 배민 관계자는 “유료화해도 고객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없다”고 강조하지만, 업주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간 음식점에 따라 적용했던 ‘포장할인’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수수료가 음식값에 반영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자료사진] 9900원 행사 중인 홈플러스 치킨. 출처: 뉴스1
[자료사진] 9900원 행사 중인 홈플러스 치킨. 출처: 뉴스1

서울 관악구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한겨레>에 “가뜩이나 대형마트 반값 치킨으로 프랜차이즈 치킨이 비싸다는 원성이 자자한데, 포장 수수료까지 물어야 하면 치킨값 인상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며 “배달비에, 중개수수료에, 광고비에, 이제는 포장 수수료까지 내라니 이러다간 치킨값 3만원이 먼 얘기가 아니게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마포구에서 퓨전 중식당을 운영 중인 한 업주도 “앞으론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손님들에게 옛날처럼 전화주문을 해달라고 할 수밖에 없을 듯싶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불만이 높기는 매한가지다. 배달비를 아끼려 웬만하면 퇴근길에 포장 주문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한나(37)씨는 “고물가 시대에 대형마트처럼 최저가 할인 경쟁은 못할망정, 플랫폼 사업자들이 물가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해외처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배달비나 수수료 상한제 등을 실시해서라도 배달 앱의 횡포를 막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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