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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과 하석주가 20년 만에 재회해 1998년의 아픔을 털어내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과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 20년 만에 재회했다. 하 감독은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았고, 차 전 감독은 그의 등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둘 사이의 특별한 사연도 공개됐다.

5일 밤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이래서 월드컵’ 특집이 마련됐다. 차범근 전 감독,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독일 출신 방송인 니콜라스 클라분데가 출연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분석했다. 

차 전 감독은 독일전 직전까지 쏟아진 한국 축구 대표팀을 향한 악플과 비난에 대해 이야기하다 “독일전 이기고 났을 때 락커 룸에 갔는데 고통을 받은 사람일수록 오래 안고 우는데 나도 정말 그 기분이 그대로 느껴져서 너무 많이 울었다.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이런 경기를 통해서 위로가 됐을 것 같은… 눈물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 김어준씨는 “20년 전 감독님이 풀지 못한 아픔이 풀린 것 같은 거였냐?”고 물었다. 차 전 감독이 20년 전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감독으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했다가 대회 도중 경질됐던 옛일을 돌이킨 것이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하석주의 대포알 프리킥으로 첫 골을 기록하며 이기다가 하석주가 무리한 백태클로 퇴장당하며 1-3으로 역전패했다. 하 감독은 당시 영웅에서 순식간에 역적으로 추락했다. 대표팀은 이어진 네덜란드전에선 0-5로 대패하고 만다. 잇단 참패로 비난 여론이 불붙자, 축구협회는 차 전 감독을 중도 해임하고 만다. 

김씨의 갑작스런 질문에 차 전 감독은 약간의 곤혹감이 느껴지는 웃음을 띄며 이렇게 답했다. “다 풀린 건 아니지만 난 그렇게 끝났지만 우리 선수들은 결과를 얻어냈지 않냐. 이게 다른 거다. 그게 사건이다.”

바로 이 순간 김씨는 “98년 아픔을 그렇게 정리를 하신 셈인데 아직 아픔을 풀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스튜디오 밖에서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떤 하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 전 감독은 깜짝 놀라더니 곧 하 감독을 끌어안았다. 하 감독은 눈물을 쏟으며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차 전 감독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차 전 감독은 “왜 이렇게 마음에 두고 사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축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닌데”라며 “98년에 나만 힘든 게 아니고 하 감독도 힘들었다”고 거듭 하 감독을 위로했다.

하 감독은 20년간 차 전 감독을 차마 볼 수 없어 피해다녔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는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눈이 나쁜데 감독님은 눈에 확 들어오더라. 감독님 나오시면 도망갔다. 겁이 나더라. 1-2년 지나니 소식만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장당하고 나서 너무나 큰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나는 비판을 받아도 되는데 감독님은 만약 그때 그런 상황이 아니었으면 지금도 대표팀 감독이었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감독님한테 죄송하다 말 한 마디 못하고, 1-2년 지나고 지나가다 만날까 봐”라고 거듭 미안한 심경을 드러냈다.

차 전 감독도 “미안해. 미안해… 그럴 줄 알았다면 불러서 이야기를 했을 텐데. 경기장에서 그런 경우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하 감독을 보듬었다. 차 전 감독은 다음과 같은 말로 다시 한 번 팬들의 이해와 비판 문화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98년 때 사건을 보면서 마음속에 있는 게 참 많다. 한 선수가 성장을 하고 스타가 되는 것은 팬들의 칭찬과 비판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다 나쁘다 할 수 없다. 지나고 보면 도움이 된다. 언제 하는가가 중요하다. 장현수 선수 같은 경우도 부정적인 여론을 조장하는 것, 가족들을 끌어들여서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것 그런 것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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