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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기술의 임현국 대표는 결혼을 앞두고 특이한 프러포즈를 했다. 그는 신장 4m의 로봇에 올라타 약혼자에게 무쇠 팔로 꽃다발을 건넸다. 올해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선정한 단어를 빌자면 '초현실'적인 장면이다.

이 영상에서 임 대표가 올라타 조종한 로봇이 바로 두 팔을 사람의 손으로 조종할 수 있고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이족보행 로봇 '메소드(Method)-2'다.

4m짜리 거대 로봇은 누가 왜 만들었나?(영상)

실제로 로봇에 탑승해 두 팔을 조종해봤다.

이 거대한 로봇 '메소드'의 영상이 지난달 공개된 이후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이 거대한 로봇에 속지 마세요'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라이브사이언스는 이 기사에서 로봇 과학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한국미래기술'이라는 업체는 업계에 알려진 바가 없고, 홈페이지도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과연 허구일까? 허핑턴포스트는 눈으로 이 로봇을 직접 보기 위해 군포에 있는 한 연구소를 찾았다.

"우리 연구원 중에는 소위 말하는 로봇 과학자가 거의 없습니다. 30명이 넘는 연구원들은 대부분 누군가는 금형 기술자고, 또 누군가는 모터 기술자로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현장의 사람들입니다."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메소드의 고향 '한국미래기술 연구소'에서 만난 임 대표는 연구진이 누구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대답으로 라이브사이언스가 얘기한 이들이 업계에서 무명인 이유 역시 설명이 가능하다.

4m짜리 거대 로봇은 누가 왜 만들었나?(영상)

실제로 4m의 거대한 로봇을 눈앞에 두자 이들이 공개한 영상이 '그래픽'이라고 의심을 받은 이유가 명확히 보였다. 이 로봇은 아름답다. 거대한 금속 골격을 압축된 탄소섬유가 근육처럼 감싸고 있다.

물론 이 로봇을 만든 목표가 세계 정복은 아니다.

"사람이 조종하는 거대 이족보행 로봇은 로봇 과학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기술의 집합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걸 만들 수 있다면 어떤 로봇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임 대표는 "가장 먼저 섭외한 게 트랜스포머의 디자이너 비탈리 불가로프"라고 밝혔다. 한국미래기술이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처럼 아름다운 외형에 신경을 쓴 이유는 명확하다. 임 대표가 명확하게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로봇은 회사의 기술력이 집약된 일종의 플래그십 모델이자 기술 홍보를 위한 최고의 도구다.

4m짜리 거대 로봇은 누가 왜 만들었나?(영상)

실제로 이 로봇이 공개된 이후 여기저기서 취재문의가 쏟아졌다. 일단 국내외에서 가장 큰 통신사인 연합뉴스, 로이터, AP가 다녀갔고 세계 최대의 이미지 에이전시인 게티에서도 사진을 촬영해갔다.

"이제 우리가 연구해야 할 건 힘입니다."

4m. 10개 단짜리 사다리를 타고 조종석에 올라타야 하는 이 로봇을 조종하기는 어렵지 않다. 스틱 형태로 된 일종의 조종기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Human Machine Interface)의 역할을 한다. 이 스틱에 고정한 팔을 움직이니 관절에 달린 모터가 돌아가며 지시한 방향대로 두 팔을 움직인다. 생각보다 직관적인 상상보다 정교했다.

걷는 장면은 장관이다. 아직 보행은 조종석이 아니라 외부 패널을 통해 조종해야 하는데, 1.6t의 쇳덩이가 제자리걸음을 시작하자 건물 전체가 흔들린다. 한번 넘어지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로봇의 어깨에는 안전 고리가 부착되어있지만, 고리는 힘을 받지 않은 채 덜렁거리다.

"영상을 보고 고리로 지탱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안전 때문에 달아놨을 뿐입니다."

이제 이 로봇이 탑재해야 하는 건 '힘'과 험지보행이다.

"2017년에는 힘을 키울 생각입니다. 보행도 개선해야 하고요. 아직은 평지 보행밖에 할 수 없지만 이제 곧 험지 보행을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임 대표의 말이다.

4m짜리 거대 로봇은 누가 왜 만들었나?(영상)

이 연구소에서 이 로봇을 지금의 단계로 완성하는 데 걸린 기간은 약 2년 비용은 대략 200억 원이 들었다.

"사실 토너 하나부터 모든 부품을 우리 연구소에서 만들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하게 되면 두 가지 큰 단점이 생깁니다. 테스트하는 도중에 고장 날 염려가 있으니 애초부터 2~3개의 여유분을 사게 됩니다. 반대로, 재정 문제로 여분을 사진 않으면 테스트를 소극적으로 하게 되지요. '부품은 쌓아놓고 써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작은부품 하나까지 전부 이곳에서 만들었습니다."

자체 기술의 개발은 그 자체로 성과기도 하지만, 빠른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는 방편이기도 하다는 얘기. 한국미래기술은 메소드 2의 차기작으로 2.5∼3m 크기의 로봇과 자동차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머'를 개발 중이다.

"항간에서 국가 지원을 받은 게 아니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까지 들어간 모든 투자는 양진호 회장의 개인 출연금입니다."

임 대표가 말한 한국미래기술의 양진호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로봇 개발 사업에 모두 1천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단 완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외부 투자 없이 자신이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물론 천진난만하게 '어린 시절의 꿈'만을 쫓는 건 아니다. 양 회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내년 말 공개 예정인 '메카'를 팔아 본격적으로 매출 실현에 시동을 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가격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1천만 달러(120억7천500만 원)쯤이면 어떻겠느냐는 외부인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고 양 회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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