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넷플릭스에 따르면 헤이스팅스 회장은 6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재선임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는 1997년 넷플릭스를 창업한 지 29년 만에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
넷플릭스 측은 헤이스팅스가 "자선 활동과 개인적 관심사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2020년 테드 사란도스를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했고, 2023년에는 그렉 피터스가 공동 CEO로 합류했다.
헤이스팅스는 민주당의 주요 후원자이자, 교육과 사회적 형평성 문제에 초점을 맞춘 ‘헤이스팅스 펀드’를 통해 자선 활동을 이어왔다.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를 시가총액 4500억 달러(약 600조 원)의 세계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성장시킨 혁신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구독형 스트리밍 모델을 대중화하고, 자율성과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구축해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전략 전환을 이끌었다.
이러한 경영 철학은 에린 마이어 교수와 함께 저서 <규칙 없음(No Rules Rules)>(2020)에서도 소개됐다. 그는 책과 인터뷰 등을 통해 "기업이 너무 빨리 움직여서 죽는 경우는 드물지만 너무 느리게 움직여서 죽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똑똑한 개자식(Brilliant Jerks)을 용납하지 마라",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프로 스포츠 팀이다" 등의 메시지를 강조하며 고성과 중심 문화를 설명했다.
또한 “최고의 매니저는 사람을 통제하는 대신 적절한 '맥락(Context)'을 설정해 성과를 끌어내는 사람”이라고 밝혔으며, 실패를 숨기기보다 공유하는 '선샤이닝(Sunshining)' 문화와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강조했다.
초기 DVD 대여 서비스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 시장의 강자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리며 업계 판도를 바꿨고, 이후 스트리밍 전환을 통해 미국 케이블 TV 시장의 쇠퇴를 가속화했다. 현재는 영화 제작과 유통 구조 전반을 재편하며 할리우드 권력 지형을 새롭게 쓰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의 이러한 성과 중심 문화는 협업보다 개인 성과를 강조하고, 경쟁 압박과 해고의 용이성으로 이어져 직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키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헤이스팅스의 이사회 퇴임 계획과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전망이 발표된 직후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9%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