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사건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고용노동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노동자의 권리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될 수 있도록 조사인력을 확충하고 처리체계를 개선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노동위원회는 노사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준사법적 성격의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1심 기관 역할인 지방노동위원회와 상급(2심) 및 정책·총괄 기관 역할을 하는 중앙노동위원회로 나뉜다.
이건태 의원 ⓒ 연합뉴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천시병)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2026.9 기준, 부당해고 등 사건처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그 내용을 보면, 부당해고 등 사건 가운데 처리기간이 90일을 초과한 사건은 2023년 1359건에서 2024년 1986건, 2025년 3087건으로 증가했다. 2026년에는 9월 기준으로 4843건이나 됐다.
현행 '노동위원회 규칙'은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사건에 대해 원칙적으로 접수일부터 60일 이내에 심문회의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체 처리 사건에서 90일 초과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8.6%에서 2024년 10.7%, 2025년 15.3%로 높아졌고, 2026년에는 9월 누적 기준 28.0%로 급상승했다. 처리기간이 151일 이상인 사건 역시 2023년 46건, 2024년 54건에서 2025년 321건으로 늘더니 올해는 9월까지 1561건이나 됐다.
중앙과 지방 중에서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처리기간 증가가 두드러졌다. 평균 처리기간은 2023년 82일에서 2024년 92일, 2025년 115일로 늘었고 올해는 9월 기준 168일로 길어졌다. 특히 올해 처리한 사건 1682건 가운데 1401건(83.3%)이 151일 이상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노동위원회 역시 전체 평균 처리기간이 2024년 43일에서 2025년 45일, 2026년(9월 기준) 56일로 늘었다. 같은 기간 90일 초과 사건은 2024년 769건에서 2025년 1427건, 2026년( 9월까지) 3325건으로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처리기간 증가가 눈에 띄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평균 처리기간은 2024년 각 48일과 42일에서 2026년(9월 기준) 70일과 61일로 길어졌다. 두 위원회에서 올해 90일 넘게 소요된 사건은 각 1417건과 1424건으로, 전체 지방노동위원회 90일 초과 처리 사건의 85.4%를 차지했다.
이와 같이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처리기간이 늘어난 것은 최근 소비 경기 둔화와 기업들의 구조조정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부당해고, 부당징계 등을 당한 노동자들의 구제신청 제기가 전반적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도권 위원회의 병목현상이 전체 평균 처리기간을 늘리는 주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이건태 의원은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이 늘어나는 것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사건이 늘어나는 만큼 노동위원회의 처리 역량도 함께 강화돼야 하는데, 최근 장기 처리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사건 처리가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권리구제가 늦어진다는 의미"라며 "노동부와 노동위원회는 증가하는 사건에 대응해 조사인력을 확충하고 처리체계를 개선하는 등 신속하고 공정한 권리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