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가 돈을 빌려오는 조달금리는 올랐는데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내려가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카드사 몫으로 남는 이자 폭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카드론 금리가 내려간 것은 카드사가 할인 폭을 키운 데다 정부가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면서 저금리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달 비용 상승에도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대로 하락했다. ⓒ 연합뉴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 등 8개 전업카드사의 9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55%로, 8월보다 0.55%포인트 낮아졌다.
금리가 내려간 배경으로는 카드사들이 우대금리와 특판 할인 등 조정금리 폭을 확대한 점이 꼽힌다. 카드론 금리는 자금 조달비용과 신용위험 등을 반영해 기준가격을 정한 뒤 조정금리를 차감해서 최종 금리를 매기는 방식이다.
조정금리 폭은 8월 평균 1.22%포인트에서 9월 1.66%포인트로 0.44%포인트 커졌다.
중금리대출 공급이 늘어난 점도 평균 금리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도가 높지 않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로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8월부터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서 전부 빼 주기로 했다. 총량 한도는 금융회사가 한 해 동안 내줄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의 상한선이다. 기존에는 증가분의 40%까지만 예외를 인정했는데 100%로 넓혀 대출을 늘려도 한도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8개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누적 취급액은 7조39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 늘었다. 취급 건수도 57만6318건에서 78만8233건으로 36.8% 증가했다.
다만 카드사가 돈을 빌려오는 비용은 오히려 올라 수익성에 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업계는 채권을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시장금리 상승이 조달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4.42%에서 4.61%로 0.19%포인트 올랐다.
카드론 평균 금리와 조달금리의 단순 차이는 8월 9.68%포인트에서 9월 8.94%포인트로 한 달 새 0.74%포인트 축소됐다.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카드사 몫으로 남는 이자 폭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