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성과를 돌아보며 한국 창작자들과의 동행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만큼, 앞으로도 창작자들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열겠다는 메시지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서비스 진출 10주년을 맞아 국내 창작자들과의 협업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동행 의지를 강조했다. ⓒ넷플릭스
26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서랜도스 CEO는 한국 서비스 진출 10주년 기념 행사 참석을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지난 23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데 이어 24일 한국 서비스 10주년 기념 팬 행사에 참석하고, 영화 '가능한 사랑'의 이창동 감독과 시리즈 ‘참교육’의 홍종찬 감독 등 국내 창작자들과 만났다.
서랜도스 CEO는 기념 행사에서 "한국에서 넷플릭스를 선보인 지 10년이 됐다"며 "오늘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창작자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줬고, 배우와 제작진은 놀라운 열정으로 그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며 “한국 팬들은 그 누구보다 이 이야기들을 뜨겁게 사랑해 줬다”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서는 예상 이상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저희에게는 큰 꿈이 있었다"며 "한국의 이야기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될 줄은 그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자들의 협업은 신인 발굴과 제작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프로덕션 역량 강화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6500명 이상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최근 3년간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작품 3편 중 1편 이상은 신인 감독이나 작가의 작품이다. 올해 공개된 '레이디 두아'의 추송연 작가와 '기리고'의 박윤서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시청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웠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 회원의 약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으며, 역대 최다 시청 비영어 시리즈 10편 가운데 4편이 한국 작품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80개 이상의 제작사와 협업해 200편 이상의 한국 작품을 제작하거나 공동 제작했다.
서랜도스 CEO는 한국을 넷플릭스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곳이자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파트너로 규정했다. 그는 "넷플릭스에게 한국은 하나의 국가, 그 이상이다"며 "하나의 이야기가 얼마나 멀리 뻗어나갈 수 있는지 배운 곳이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위한 가장 소중한 파트너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에서는 한국 콘텐츠의 원천인 문화유산도 살폈다. 지난 23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의 '골든' 공연 장면에 등장한 일월오봉도를 비롯해 사유의 방과 달항아리 등을 관람했다.
그는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화적 토대와 유산을 갖고 있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과 사랑에 빠진 전 세계인들이 이제 이 박물관을 한국 여행의 첫 방문지로 삼는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연간 관람객 650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관람객도 약 23만 명으로 처음 20만 명을 넘어섰다. 박물관 상품 브랜드 '뮷즈'의 2025년 매출은 약 41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캐릭터 더피와 서씨의 모티브가 된 까치호랑이 배지는 약 9만 개 판매됐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관광 수요와도 맞물렸다. 글로벌 설문조사 기관 2CV의 분석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외국인 가운데 72%가 한국 방문 의향을 나타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3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랜도스 CEO는 국내 창작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작품과 창작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23일과 24일에는 영화 '가능한 사랑'의 이창동 감독과 시리즈 '참교육'의 홍종찬 감독을 각각 만나 작품의 성과를 축하했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인 은사자상을 받았으며,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홍종찬 감독의 '참교육'은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시리즈 역대 최다 시청 작품 10위권에 진입한 네 번째 한국 작품이다.
서랜도스 CEO는 이 감독에게 "'오아시스'로 베니스에서 감독상을 받은 뒤 24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다시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계에서 감독님이 지닌 독보적 위상을 보여준다"며 "이 의미 있는 순간에 넷플릭스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홍 감독에게는 "무겁고 불편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를 전 세계가 함께 볼 수 있게 하는 독보적 스토리텔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