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경제인들이 한자리에서 뜻을 모았다. 이들은 반도체와 조선,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주요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두 나라 정부에 신속한 인허가 처리와 비자 문제 해결 등 실질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2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이를 실제 사업으로 옮겨야 할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투자 구상이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려면 기업들의 참여뿐 아니라 안정적인 투자 환경과 원활한 인력 이동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실제 투자와 사업 운영을 담당할 기업들로서는 인허가 지연이나 비자 문제 등이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미국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3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미국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제3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는 두 나라 정·재계 고위 인사와 전문가 6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등 주요 대미 투자 기업인들이 자리를 찾았다. 미국 측에서는 에반 그린버그 미국상의 회장과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류 회장은 개회사에서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전략투자가 이제 본격적 실행단계에 들어섰고 이제는 기업의 시간”이라며 “정부가 마련한 협력의 틀을 실질적 성과로 만들어내는 주역은 바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가 모두 2천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앞으로도 미국 기업과 함께 미래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믿음직한 파트너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총회에서는 ‘글로벌 정책전환, 경제안보, 그리고 한미동맹’이라는 부제 아래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미국 CSIS 등 두 나라를 대표하는 싱크탱크도 참여해 최근 안보 관점에서 중요성이 커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후 세션에서는 두 나라 기업들이 참여해 한미 사이 산업 각론의 현안과 협력 이슈를 점검했다. ‘반도체부터 조선까지’를 주제로 진행된 전략산업 세션에서는 반도체, 조선, AI, 에너지 등 핵심 분야 협력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신약발굴에서 상용화까지’를 주제로 제약 및 바이오 생태계 조성 방안 등이 다뤄졌다.
경제인들은 세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경제계는 공동선언문에서 기업들이 안정적 투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하고 친시장적 사업 환경을 구축해 줄 것을 두 나라 정부에 요청했다.
또 공동선언문에는 인허가의 신속 처리, 인력교류 활성화를 위한 비자 문제 등 실질적 투자 지원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장관은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두 나라는 공동의 가치와 상호신뢰 등을 바탕으로 경제협력을 한층 심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