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내심 한계'를 언급하며 행동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조국혁신당이 조 대법원장을 고발하고, 민주당과의 '공동 탄핵소추안 발의' 운을 띄운 상황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희대 탄핵'과 관련된 강도 높은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범여권 공조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방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민도, 민주당도 인내의 한계가 분명함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내란의 밤에 침묵하고, 파기환송으로 대선 개입하고, 대통령 임명권을 부당 훼손하고, 선서 거부로 국정감사를 무력화하고, 재제청 거부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대법원장의 헌법과 법률 훼손은 이미 차고 넘친다"며 "(조 대법원장의) 명예와 떳떳함을 지킬 시간은 지났다. 자진사퇴의 인내 선도 무한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법률 훼손'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 대법원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 소추'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데 그쳤던 기존 메시지보다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이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탄핵 또한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 김민석 대표 발언의 요지"라며 "자진 사퇴할 수 있을 때 사퇴하는 게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논란이 발생한 뒤 탄핵을 먼저 제기한 쪽은 조국혁신당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새로운 탄핵소추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탄핵소추안 내용을 추가, 보완해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격려금 지급 의혹 등을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이) 중대하게 위헌, 위법한 일을 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특히나 대법원장이기 때문에 중대성 요건을 (헌법재판소가) 굉장히 더 엄격하게 보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이어 "(조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이상한 결정들을 막을 수 있다. 그 다음에 인사와 관련해서도 막을 수 있다"며 "지난해 10월 저희가 (조 대법원장) 탄핵안을 먼저 공개했고 새로 업데이트해서 곧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사무총장과 서왕진·강경숙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기자회견'을 열어 조 대법원장을 업무상 횡령, 위계공무집행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대법관 재제청 문제 때문에 조 대법원장을 탄핵하자는 것이 아니라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등 실제 법률 위반 여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장의 탄핵 소추를 인용하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률 위반 사항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도 조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재제청과 관련해 청와대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데다 조 대법원장을 이대로 놔둔다면 김건희씨가 석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민주당 성향의 스피커들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현재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더이상 여론의 역풍을 고려하며 조 대법원장 탄핵에 머뭇거릴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민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저는 이미 (조 대법원장) 탄핵안에 서명했다"며 "역풍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기 전에 해야 할 역할을 안 해서 지지율이 이미 역풍만큼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도 이날 같은 방송에서 "이제 (조 대법원장) 탄핵의 깃발을 칠 때가 점점 코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며 "김건희의 석방 문제가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그걸 막아야 하는데 시점은 다가오고 있어서 싫든 좋든 조희대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