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공지능(AI)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통째로 담가 식히는 '액침냉각'의 상용화를 위해 협력 범위를 넓힌다. GS건설,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와 함께 이 기술을 적용한 AI 데이터센터의 표준설계를 개발한다.
액침냉각은 냉각장비만 들여놓는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냉각유를 가득 채운 탱크의 하중을 견딜 건물 구조부터 배관과 전력 설비, 유지보수 공간까지 데이터센터 설계 전반을 함께 따져야 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10월 SK엔무브·GRC와 냉각장비·냉각유·탱크를 한데 묶는 실증에 나섰던 LG전자가 이번엔 건물로 협력의 무대를 넓힌 이유다.
LG전자가 인공지능(AI)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통째로 담가 식히는 '액침냉각'의 상용화를 위해 협력 범위를 넓힌다. 사진은 LG전자 경영진이 2025년 10월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 설치된 GRC의 액침냉각 솔루션을 둘러보는 모습. ⓒ
LG전자는 10월13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GS건설 본사에서 GS건설, GRC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기술과 그에 따른 설비기술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0월14일 밝혔다.
세 회사는 고성능 AI 데이터센터에서 액침냉각 기술이 실제로 통하는지 검증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이를 적용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개발해 표준화하기로 했다.
액침냉각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탑재된 서버를 특수 냉각유에 직접 담가 칩에서 나오는 열을 빼내는 기술이다. 찬 공기로 서버를 식히는 공기냉각과 달리 냉각유가 열을 곧바로 흡수한다. 고성능 AI 반도체가 늘면서 데이터센터의 발열이 커지자 차세대 냉각기술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GS건설은 AI 데이터센터 건축 표준설계안을 만들고 사전검증(PoC) 테스트베드를 운영한다. 액침냉각 장비를 어떻게 배치할지, 건물이 하중을 얼마나 견디는지, 배관과 전력은 어떻게 연결할지 등을 테스트베드에서 실증하는 역할이다.
LG전자는 보유한 공기냉각·액체냉각·액침냉각 기술과 운전 데이터를 제공하고, 새 표준설계에 맞춰 냉각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GRC는 액침탱크와 제어기술을 공급하고, 장비 설치부터 운영, 유지보수까지 쌓이는 데이터로 시스템 성능을 다듬는 작업을 함께한다.
LG전자와 GRC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10월 SK엔무브, GRC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후 경기 평택 칠러사업장 안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서 자사 칠러와 냉각수분배장치(CDU) 등에 SK엔무브의 냉각유, GRC의 액침탱크를 결합한 실증을 진행해 왔다.
LG전자는 칠러와 팬월유닛(FWU) 등 공기냉각 솔루션, CDU와 콜드 플레이트 등 액체냉각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액침냉각까지 더해 데이터센터마다 다른 조건에 맞춰 냉각 방식을 제안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두텁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세기 LG전자 ES연구소장 부사장은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성능 고효율 냉각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