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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관련, 상업성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제멋대로다. 한국의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거듭 발표하고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정부가 나서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알래스카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최근 격전지로 등극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투자 계획을 강조하는 데는 알래스카에서 공화당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무례하고 무리한 '알래스카 LNG 투자' 드라이브 : 상업성 검토 먼저 한국 입장 무시하고 대변인까지 '확정'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0월13일 미국 알래스카주 와실라에 있는 커티스 D. 메나드 기념 스포츠 센터 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알래스카로 향해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와중 "대만 역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며 "이는 한국이 이미 약속한 500억 달러(약 66조9천억 원)에 추가되는 금액이다"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LNG 프로젝트를 연방 차원의 사업으로 격상시켰다"며 "한국이 가스관 건설에 501억 달러(약 67조500억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언급했던 500억 달러보다 1억 달러 높은 액수로, 한국의 투자가 관세 협상 등을 통해 확보된 것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통적 공화당 텃밭 알래스카, 캐나다 관세·고유가에 격전지로 변모

트럼프 대통령이 9월30일 백악관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를 발표했을 당시에도 설리번 상원의원 후보가 자리에 참석했다.

미국의 무례하고 무리한 '알래스카 LNG 투자' 드라이브 : 상업성 검토 먼저 한국 입장 무시하고 대변인까지 '확정' 발언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2026년 10월13일 미국 알래스카주 와실라에 있는 커티스 D. 메나드 기념 스포츠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반응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은 2008년 이후 알래스카에서 상원의원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알래스카는 중간선거의 주요 경합 지역으로 떠올랐다. 

알래스카 여론조사 전문가 이반 무어는 AP통신에 알래스카에서도 미국 전역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지지율 하락 원인 가운데 하나로 고유가를 지목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의 유가 통계에 따르면 9월24일 기준 알래스카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07달러(약 6800원)로 미국 평균인 갤런당 4.48달러(약 6천 원)를 웃돌았다. 알래스카는 이에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여섯 번째로 높은 주에 등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도 알래스카에서 공화당의 지지세를 약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나다는 알래스카의 다섯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이자 최대 수입 대상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22일 약 200억 달러(약 26조7천억 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9월 29일에는 주류·유제품·오토바이 등을 포함해 약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캐나다도 이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관세를 부과했다. AP통신은 양국의 무역 갈등이 알래스카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를 거듭 강조하는 것은 해당 사업을 경제적 성과로 내세우고 알래스카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 알래스카 LNG에 대한 한국 투자 반복해 강조

케이티 재커리아 백악관 대변인도 13일(현지시각) 첫 브리핑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과 터미널 건설에 540억 달러(약 72조3천억 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무례하고 무리한 '알래스카 LNG 투자' 드라이브 : 상업성 검토 먼저 한국 입장 무시하고 대변인까지 '확정' 발언
케이티 재커리아 백악관 대변인이 2026년 10월1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확정한 적이 없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요건과 국내법상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프로젝트 추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별도의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한국이 투자를 확정하지 않으면 더 높은 관세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재커리아 대변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가 미국 성인 2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6%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 경제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역대 여론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한 직후인 2025년 3월보다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17%에 그쳤다. 반면 응답자의 65%는 물가 상승의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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