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업들이 2030년을 향해 성장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 속에서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의 중장기 목표를 종합하면 해외시장을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삼으려는 방향이 뚜렷하다. 롯데쇼핑은 동남아시아, 코오롱FnC는 중국, 농심은 중남미를 공략하는 등 기업마다 진출 지역과 사업 방식은 다르지만 내수의 한계를 넘어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목표는 맞닿아 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2030년은 지금으로부터 4년여 뒤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사업 기반을 구축하기에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투자 성과와 수익성을 입증하기까지는 넉넉하다고 보기 어렵다. 기업들이 내건 목표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새로운 성장 방식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유통기업들이 제시한 2030년 목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와 중국, 중남미 등 해외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백화점·종합유통, 현지 유통망 확대
백화점과 종합유통 기업들은 현지 점포와 유통망을 확대해 해외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복합쇼핑몰 출점부터 현지 매장망 확장까지 기존 유통 역량을 해외시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롯데쇼핑은 2030년 연결 기준 매출 20조3천억 원, 영업이익 1조3천억 원을 달성하고 해외사업 매출을 3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베트남 주요 도시에 프리미엄 복합쇼핑몰 2~3곳을 추가로 열어 동남아시아 사업을 확대한다.
신세계는 2030년 연결 매출 10조 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핵심 백화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뷰티 브랜드 해외 진출을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이마트는 몽골에서 현지 유통망을 확대한다. 2030년까지 몽골 내 이마트 매장을 10개 이상 추가로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노브랜드 전문점도 현지에서 확대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현지 협력으로 해외 공략
패션 분야에서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브랜드 판매 확대와 현지 합작법인을 활용한 매장 확장이 두드러진다. 자체 브랜드를 해외에 직접 선보이는 방식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모델도 성장 경로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2030년 글로벌 거래액 3조 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중국과 유럽, 중동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북미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진출도 추진한다. 국내 패션 브랜드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 파트너십과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마케팅·물류 지원을 강화한다.
코오롱FnC는 헬리녹스와 중국 합작법인 '헬리녹스 차이나'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중국 주요 도시에 매장 30개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 사업을 결합하고 중국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판매 기반을 넓힌다.
◆식품, 해외 매출·생산 기반 확대
식품기업들은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현지 유통망과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해외 판매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수요에 대응할 공급 기반까지 마련해 글로벌 사업의 규모를 키우려는 것이다.
농심은 2030년 매출 7조3천억 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멕시코에서는 샘스클럽과 소리아나 등 현지 유통망을 통해 신라면 제품군의 입점을 확대하며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내수 소비 침체 속에서 해외사업의 실적 기여도를 높여 성장 기반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오리온은 2030년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목표로 세웠다. 해외사업이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가운데 83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외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주요 시장의 수요에 대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