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다. IMF는 석유·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일부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AI 산업 성장의 혜택이 갈수록 일부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26년 10월12일 태국 방콕의 퀸 시리킷 국립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례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IMF는 13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7월 제시한 전망치인 3.0%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2027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7월과 같은 3.4%로 유지했다.
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제 유가는 지난해보다 41% 상승해 배럴당 평균 96달러(약 12만9천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물가상승률도 지난해 4.1%에서 2026년 4.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IMF는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AI 산업의 성장은 단기적으로 수출과 투자를 늘리고 자본 유입을 촉진했으며, 장기적으로는 AI가 광범위하게 도입되면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IMF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는 단순히 둔화하거나 가속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공급 충격과 AI 관련 수요의 강도에 각국이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에 따라 성장세가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기준 32개국이 전 세계 경제성장의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에는 이 비율을 차지하는 국가가 54개국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소수 국가에 더욱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IMF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충격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고 AI 도입 속도가 빠른 국가들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석유·가스 가격 상승에 취약한 개발도상국과 신흥시장은 올해 성장률이 3.7%에 그쳐 지난해보다 0.8%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강한 해외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성장률이 2026년 3.3%, 2027년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2026년 성장률 예상치는 IMF가 7월 발표한 2.6%에서 0.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IMF는 한국의 반도체 수출 호조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이번 전망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가스 운송이 2027년 3월까지 재개되고 AI 수요의 급증세가 둔화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다만 IMF는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2027년 중반까지 개방되지 않을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평균 130달러(약 17만4천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IMF는 보고서에서 "많은 국가의 정부 부채가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재정 완충 장치도 반복되는 충격에 대응하는 데 사용됐다"며 "앞으로 발생할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재정 완충 장치를 다시 확충하기 위해 신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7일 부유한 국가와 빈곤한 국가를 막론하고 모든 국가가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 부채가 늘어나면서 세계 금융 안정에 미치는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