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사이에서 특정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제철음식' 소비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기성세대가 즐겨 찾는 제철음식에 2030세대가 관심을 보이면서, 세대 사이 간격이 줄어드는 모습도 보인다.
한 소비 트렌드 관련 조사에서 20대와 30대가 '제철코어'를 향유하는 주요 연령층으로 꼽혔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30일 기준 최근 1년간 국내에서 '생새우'를 검색한 관심도는 이전 1년 같은 기간보다 170% 증가했다. 급상승 검색어에도 '생새우회 제철', '노량진 수산시장', '생새우 손질법' 등이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새우는 해마다 가을이면 찾는 대표적인 제철 먹거리다. 최근에는 단순히 제철 음식을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생새우를 직접 손질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과정까지 SNS 콘텐츠로 공유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제철 먹거리가 SNS를 채우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최근에는 다소 고리타분하게 여겨졌던 '제철음식'이 20~30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험의 하나로 소비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정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먹거리와 경험을 찾아 즐기는 이러한 현상을 최근에는 '제철코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소비 트렌드 관련 조사에서도 '제철코어'를 향유하는 주요 연령층으로 20대(49.8%)와 30대(47.7%)가 꼽혔다. 한 2030대 동네 친목 모임 오픈채팅방에서도 30대 여성 A씨는 "올해에만 벌써 새우를 4번 먹으러 간다"고 말하는 등 제철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계절 자체를 하나의 소비 경험으로 즐기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14일 '촉촉한 밤 생크림 케이크'와 '부드러운 고구마 생크림 케이크'를 출시했다. 대전의 대표 베이커리 성심당도 지난 20일부터 전남 영암산 무화과를 활용한 시즌 한정 케이크 '무화과시루' 판매를 시작했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신메뉴 자체는 놀라울 것이 없으나, 올해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던 지난달 중순부터 밤과 고구마를 활용한 가을 메뉴가 카페 진열장에 등장했다. 가을 제철 과일인 무화과를 활용한 제품도 잇따라 출시됐다. 통상 8월 말부터 본격화하던 카페업계의 가을 신메뉴 경쟁이 올해는 입추 직후부터 시작된 셈이다.
'제철코어'의 확산은 식품업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출판계에서는 '제철 행복'처럼 계절의 흐름을 담은 일력이 출간되고, 계절별 추천 도서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제철 과일과 식재료에서 영감을 얻은 의류와 잡화가 등장하면서 계절성을 소비하는 방식이 먹거리 밖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다만 계절성과 희소성을 앞세운 소비가 늘면서 한정판 마케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특정 시기에만 구매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소비자의 FOMO(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를 자극해 제철을 즐기는 경험이 필요 이상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