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반 이용자의 글을 직접 공유하고 반박하면서 또다시 '대통령의 SNS'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일반 이용자의 글을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청년 후보 기탁금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의 당무개입을 지적한 일반 국민의 글을 직접 소개하면서 반박한 적이 있다.
대통령이 SNS를 통해 국민과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과연 적절한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 언행이 무거워야 한다는 일반의 상식과도 어긋나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의 글을 본 뉴이재명 성향의 지지자들이 '좌표찍기'를 하고 비난 댓글을 쏟아내면서 논쟁은 '대통령 vs 개별 국민'뿐 아니라 '뉴 이재명 vs 전통 지지층'의 여권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한 일반 이용자의 글을 공유한 뒤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을 두고 비판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발단은 한 엑스 이용자가 이 대통령을 향해 "딱 1분만 투자하면 리트윗 대상자의 생각 정도는 판단할 수 있을거 같은데 그걸 안해서 20% 지지율로 가겠구려. 그려, 그냥 가봅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는 이 대통령이 엑스에 글을 올릴 때 인용하는 계정의 주인공들이 '문조털래유' 등의 멸칭을 사용하고 전통적 지지층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던 사람들이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면 멸칭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계정에 올라온 글은 인용하지 않는 게 맞지 않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은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가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의 행적과 발언을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가 님의 글을 인용하는 것도 님의 모든 글을 동의해서가 아니다"며 "내가 인용하는 글의 작성자가 작성한 과거글을 모두 조사할만큼 시간도 필요도 없다. 우리는 소통하고 대화하는 것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글이 알려지자 수많은 뉴 이재명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 대통령을 비판한 계정에 찾아가서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글을 공유해 반박한 계정에 달린 댓글 일부. ⓒ엑스
이번 논란은 이 대통령이 최근 엑스에서 일반 이용자의 게시물을 잇따라 인용하며 직접 소통에 나서는 과정에서 불거진 논쟁의 연장선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특정 이용자의 게시물을 인용했다가 해당 작성자의 과거 게시물과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일자 삭제한 뒤 직접 해명한 바 있다.
또 지난 7월 이 대통령이 청년 후보의 기탁금 인하를 언급한 것을 당무 개입이라고 비판한 엑스 이용자 '풀잎이'도 이 대통령의 계정에서 차단됐다. '풀잎이'라는 계정 이용자는 수많은 악성 댓글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특정 개인의 게시물을 직접 인용하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이용자에게 해당 계정이 노출될 수 있다. 이후 지지자들이 해당 계정으로 몰려가 비판하거나 댓글을 남길 경우, 대통령이 직접 그런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특정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것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같은 행태를 보인 것이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이 이른바 '알고리즘 감옥'에 갇혀 있다며 "리트윗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우리 국민들이 지금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댓글 가지고 싸우는 대통령을 원할까"라며 "정말 이건 대통령이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이어 "대통령 지지율을 한 10% 정도 올려서 해결을 해야지 이렇게 (비판하는 국민들과) 싸워서 이기려는 거는 정말 하지하책(下之下策, 문제를 해결하는 방도 중 가장 나쁜 계책)"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