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주주환원과 사회공헌 확대를 주문했다. 증시 호황 속에 증권사들은 상반기에만 전년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이익을 냈지만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손실을 떠안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증권사별 배당성향, 은행권 대비 사회공헌 규모 등을 제시했다. 신용융자 쏠림과 금리 상승기 유동성 관리 등 건전성 과제도 함께 짚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29일 이 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CEO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올해 코스피 지수가 연초 대비 60% 넘게 올랐지만 상승의 대부분은 소수 대형주 쏠림에 기인했다"며 "증권사는 계속 이익을 누리는데 존립기반인 투자자의 상당수는 손실만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가 배당 등 주주환원의 기준점을 일반 기업에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5년 코스피 상장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은 미래에셋증권 11.1%, 키움증권 27.1%, 삼성증권 35.5%, NH투자증권 47.3%, 대신증권 51.0%다.
이 원장은 자사주 소각 등 노력이 일부 있었지만 "여전히 시장의 눈높이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사회공헌 규모도 도마에 올랐다. 2025년 사회공헌활동 사업비는 국내은행이 2조2천억 원, 국내 증권사가 500억 원(잠정)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은행 20곳이 13조8천억 원, 증권사 37곳이 8조6천억 원으로, 이익 격차에 비해 사회공헌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용융자 관리도 주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2024년 말 15조8천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37조3천억 원으로 불어났으며 8월 말 기준으로는 33조3천억 원이다. 이 원장은 특정 종목 쏠림이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며 금융투자협회 자율결의로 도입한 종목별 신용융자 제한과 자기자본 대비 한도 강화가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투자자 권익 침해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 원장은 허위·과장광고와 숨은 비용 전가 등을 거론하며 "CEO의 관심과 자원배분 정도에 따라 투자자 보호 수준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