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귀성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도로 위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꽉 막힌 도로만이 아니다.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고속도로 곳곳에 버려지는 쓰레기와 낙하물도 함께 증가하면서 환경오염은 물론 교통사고 위험까지 키우고 있다.
2025년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추석 연휴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도 약 53.7t이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23일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퇴근 시간대부터 귀성 차량이 늘면서 주요 고속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추석 연휴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을 약 605만 대로 예상했으며, 추석 당일인 25일에는 약 684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는 23일 요금소 기준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 7시간30분으로 추산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6시간50분, 목포까지는 7시간20분, 강릉까지는 3시간20분으로 예측했다.
차량이 도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도 함께 늘어난다. 특히 고속도로 쓰레기 문제는 차량 통행량이 급증하는 명절 연휴에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추석 연휴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도 약 53.7t으로 집계된다. 평소 하루 평균 발생량인 약 27t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웃돈다.
2023년 명절 기간에는 총 695.5t의 쓰레기가 수거돼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도 639.6t이 발생하면서 명절 고속도로 쓰레기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차량이 몰리는 시기마다 쓰레기 역시 집중적으로 쌓이는 것이다.
늘어난 쓰레기는 결국 처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2026년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쓰레기 처리에는 연평균 약 22억 원이 소요되며, 최근 3년간 투입된 비용만 약 65억 원에 이른다. 명절 연휴에는 평소보다 약 두 배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는 만큼 한국도로공사는 연휴를 앞두고 '집중 청소주간'을 운영하며 추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
고속도로에 버려진 쓰레기의 문제는 환경과 비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로 위에 남겨진 물체 자체가 다른 운전자에게 돌발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창밖으로 던진 쓰레기나 낙하물은 뒤따르는 차량의 전방 시야를 가릴 수 있으며, 타이어나 차량 하부에 충돌할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급제동이나 차량 오조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자칫 연쇄 추돌 등 2차 사고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귀성·귀경 차량이 집중되는 연휴 전날 오후나 추석 당일 오후에는 도로 위 차량 밀집도가 크게 높아진다. 이때 작은 낙하물 하나가 사고로 이어질 경우 주변 차량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피해가 커질 위험도 있다.
2021~2025년 5년간 한국도로공사 공식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차량에서 발생한 쓰레기와 낙하물은 매년 20만 건 이상 수거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사고도 연간 30~50건 수준으로 발생하며, 인명피해 역시 매년 5~7명가량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단 투기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도로에서 차량 창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폐기물관리법' 및 '도로법'에 따른 무단 투기로 간주돼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특히 투척한 쓰레기나 낙하물로 다른 차량이 파손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등 피해가 발생하면 민·형사상 책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규정이 있어도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고속도로 무단 투기는 CCTV와 현장 순찰 등을 통해 적발하는데, 명절에는 차량 통행량 자체가 크게 늘어 모든 구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쓰레기 투척 역시 대부분 짧은 순간에 이뤄지는 탓에 차량 번호와 투척 행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한국도로공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무단 투기 적발 건수는 0건이다. 법적으로는 처벌 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실제 적발과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 올해 관계 당국은 단속과 함께 사전 관리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2026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생활폐기물이 원활히 배출되고 수거될 수 있도록'생활폐기물 처리상황반'(전국 약 500여개)과 '기동청소반'(시·군·구별 1~3개)을 운영한다.
또한 생활폐기물이 수거되지 않거나, 길거리에 쌓여 있는 경우에 신속히 출동하여 처리하는 등 관련 민원을 곧바로 대응하고, 상습 투기 우려 지역에 대한 순찰과 수거를 강화한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처리반은 도로 위 무단투기만을 전담하는 조직이 아니라 시·군·구 전반의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고 있어, 도로 투기 문제에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