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유시민 작가의 검찰개혁 관련 이재명 대통령 비판을 두고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TV
친석(친김민석)계 당 지도부와 중진·초선 의원들은 일제히 유 작가의 비판을 '내부 총질'을 넘어선 보수 프레임 동조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뉴 이재명 진영은 그동안 유 작가를 두고 민주당 당원도 아닌 일개 평론가일 뿐이라며 영향력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친석계 의원들은 유 작가의 비판이 대통령 지지율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해 '보수 전향' 프레임까지 씌우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일각에서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두고 국민을 속였다고까지 표현했는데 강한 유감"이라며 "공소청의 인력과 조직, 수사 통제 장치 하나하나까지 살펴 개혁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국회가 먼저 바로잡겠지만 '국민을 속였다, 거짓말했다'라고 하는 취지의 조중동식 비판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유 작가는 전날인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검찰개혁 최대치' 구상을 두고"대통령이 생각한 검찰개혁은 우리가 생각한 검찰개혁, 민주당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며 "대통령이 진작 말했어야 한다.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 유 작가의 비판이 나오자 '팩트 체크'를 하겠다며 조상호 전 법무부 정책보좌관이 나섰다. 조 전 보좌관 역시 유 작가의 주장을 두고 '전형적인 국힘식 마타도어'라고 규정했다.
조 전 보좌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님은 검사와 검찰청을 한 몸에 두고 수사/기소 검사로 나누자 하신 적 없습니다"라며 "중대범죄수사청 소속을 착각하신 거라면 조국, 박은정 등 조국혁신당 12명 국회의원에게 따져 묻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대체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 4법은 법무부 내 공소청과 중수청을 두는 것으로 처음에 발의됐지만 윤석열 탄핵 이후 정권교체가 되고도 법무부 탈검찰화가 진행되지 않고 친윤 정치검사들이 다시 법무부를 장악하는 상황이 전개되자 그 후 중수청 소속을 행안부로 변경하는 당론변경 절차를 거친 바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어 "법무부에 수사하는 검사 기소하는 검사를 나누어 두자는 주장은 검사가 수사기관의 수사를 기소권과 영장청구권 등으로 통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 수사기소분리라는 검찰개혁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분명히 법무부 안에 수사검사, 소추검사를 같이 둔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원래 최대치의 검찰개혁의 목표는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 기소 즉 소추를 담당하는 검사를 분리해서 수사하는 검사가 기소 역할을 겸하지 못하게 하자. 그리고 이걸 분리해서 법무부 안에 수사 담당하는 기관, 소추 담당하는 기관을 나누자였다"고 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아니라 개혁의 '결과'를 고려하면서 말했어야 한다는 '새로운 논리'로 유 작가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발언은 대통령이 된 뒤 이 방안보다 더 나아가 검찰청 폐지, 수사권 전면 경찰 이관, 중수청 개청이라는 개혁을 단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제적 상황'이다"라며 "유 작가는 전제적 상황을 대통령이 실행한 검찰개혁 종착역인 것처럼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의원의 해석과 달리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전제적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설명한 적이 없다.
심지어 유 작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적행위'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친석계 이건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이 신겨준 대통령의 신발엔 돌이 들어온 적이 없다"며 "총구를 내부를 향해 겨누는 건 이적행위다"라고 말했다.
친석계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전통적 지지층의 마음을 되돌리려 하는 상황에서 유 작가의 표현 방식이 거칠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메시지의 담긴 내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유 작가의 주장도 돌멩이를 털어버리라고 한 말이지 돌멩이를 집어넣자고 한 말은 아닐 것"이라며 "만약에 신발 속에 돌멩이가 있으면 신발을 벗어서 털면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유 작가의) 표현상 여러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는 할 수는 있지만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나왔을 것"이라며 "그런 걸 지금은 우리가 인정하고 가는 게 어떤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