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을 상징했던 '뉴 이재명' 세력이 점점 대통령에게 부담스러운 과제가 되고 있다. 연이은 국정운영 논란 속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중반까지 내려온 현재, 이들의 내부 총질과 조롱의 언어가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 본인이 그동안 이들과 비슷한 성향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거나 게시물을 공유하며 여권 지지층의 의심을 키웠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 자신도 책임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 대통령이 18일 엑스(X, 옛 트위터)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촉발된 논란이 '대통령과 뉴 이재명의 관계'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성과를 나열하며 응원 메시지를 남긴 한 지지자의 엑스 게시물을 공유했다. 그러나 작성자가 과거 '문조털래유' 등의 혐오 표현을 사용해왔던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즉시 삭제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친구'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며 지지층에 폭언과 비아냥, 멸칭과 혐오를 버려달라고 직접 당부했다.
대통령이 문제가 된 사용자의 공유 글을 지우고 처음으로 비교적 분명한 자제 메시지를 낸 셈이지만, 이것만으로 그동안 반복된 공격으로 상처를 받아온 여권 지지층 사이에 쌓인 의심까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둘러싼 논란은 오래 전에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6월28일 엑스에 청년층 뉴 이재명 인사로 꼽히는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당시 정 부의장은 유시민 작가와 공개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글은 5·18 왜곡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지만, 범여권 지지층 갈등이 격화하던 시점에 갈등 당사자의 글을 직접 공유하면서 한쪽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곧바로 나왔다. 또한 상대편인 유시민 작가는 당시 이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고 있었다.
9월12일에는 더 직접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엑스에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의 글을 공유하고 "틀린 말씀이 단 하나도 없다"고 적었다. 박 장은 해당 글에서 유 작가의 '어물전' 발언 등 범여권 내부 비판을 거론하며 "바깥의 적보다 아픈 것은 안에서 흔드는 말들"이라 공격했다. 이에 곧장 대통령이 범여권 내부 갈등에서 이른바 '문조털래유'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쪽에 힘을 실어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엑스(X, 옛 트위터)에 공유한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 게시글. ⓒ이재명 대통령 엑스
유시민 작가도 이 지점을 한층 더 강하게 비판했다. 유 작가는 20일 일요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의 토크쇼 '탁현민의 더뷰티풀'에서 문조털래유 같은 멸칭을 사용하는 일부 지지층을 '신발 속 돌멩이'에 빗대며 "그 돌들이 대통령을 힘들게 하고 있고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뉴 이재명 성향의 일부 강성 지지층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기존 민주개혁 진영 인사들을 반복적으로 조롱하고 공격해 왔다.
유시민 작가가 6월26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문조털래유' 멸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
유시민 작가는 6월26일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토크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문재인을 비판하면 가산점을 받는다'는 의미의 '문까산점'을 거론하며 기존 인사들을 향한 공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뉴 이재명의 공격 대상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정청래 전 대표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여기에 중수청장 지명을 두고 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낸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그동안 대통령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해온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뉴 이재명 쪽의 집중적 공격을 받고 있다.
이는 계속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두고 "'문조털래유'를 적으로 쳐내고 '뉴 이재명'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다수를 구성한 결과"라며 "뉴 이재명만으로 국정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간신"이라고 직격했다.
취임 초 높은 지지율 속에서는 뉴 이재명의 강한 결집력이 주목받았다면,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지금은 기존 민주개혁 진영과의 갈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4.8%로 10주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30%대 중반에 머물렀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새롭게 유입된 뉴 이재명 쪽의 '배타성'을 어떻게 제어할지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의 '잘못된 행동'에는 분명히 제동을 걸고, 갈라진 범여권 지지층을 다시 묶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4~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