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군 공격에 맞서 '결정적 작전'을 선언하며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동반 급등했다.
미국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F/A-18 전투기. ⓒ AFP통신=연합뉴스
미국 중부사령부는 1일 낮 12시(한국시각 2일 오전 1시)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표적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겨냥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공격 시도와 이 지역에 배치된 미군 장병에 대한 위협에 대응한 조처라고 미국 중부사령부는 설명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남부 주요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와 호르무즈 해협의 게슘섬, 라반트섬 등에서 잇따라 폭발음이 들렸고, 동남부 지로프트의 민간 공항까지 공격을 받았다.
특히 남부 시릭의 주거 밀집 지역이 피격되면서 결혼식 피로연 참석자 중 최소 4명이 숨지고 35명이 중상을 입는 등 민간인 피해도 발생했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적대행위에 대응해 우리 군의 결정적 작전이 시작됐다"며 "지역 내 미군 기지와 이익 시설들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세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별도 성명에서 "요르단의 미 공군기지인 ‘프린스 하산’에 있는 아르큐(RQ)-4와 엠큐-9 장거리 무인기 격납고들을 공격했다. 그 결과 드론 여러 대가 파괴됐고 조종사와 항공 정비요원 일부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아르빌 미군 기지에도 미사일·드론을 날려 미군 정비시설·창고·연료 저장고 등을 파괴하고 “침략군 일부를 사살했다”고 했다.
미국 쪽은 미군 사망자가 나왔다는 이란 주장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충돌은 이틀 전에 시작됐다.
미군은 8월30일 호르무즈 해협 라라크섬의 이란 혁명수비대의 기뢰설치용 로켓발사대를 먼저 타격했고, 이에 이란이 요르단 내 미군 주둔 공군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공격하며 응수했다.
이 충돌이 일시적 분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도 악영향을 받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길목인데, 미국의 봉쇄와 이란의 위협이 겹치면서 사실상 정상적인 통행이 막혀 있는 상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7월14일 미국이 봉쇄를 재개한 이후 7주 가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국행 원유 수출을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충돌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국제유가의 대표적 지표역할을 하는 브렌트유는 9월1일 배럴당 4.16달러(4.6%) 급등한 94.65달러에 마감해 7월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46달러(5.2%) 오른 90.22달러로 5주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곧바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번지며 채권시장까지 흔들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bp(베이시스 포인트) 오른 4.792%까지 상승해 2025년 1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5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3월 이후 가장 긴 오름세다.
일본과 영국 국채금리도 각각 1996년, 199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뉴욕 증시 역시 국채금리·유가 동반 상승 여파로 다우존스 지수가 350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미국과 이란이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추가 보복의 악순환이 원유 공급망과 글로벌 금융시장을 더 오래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