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와 MSD(미국 머크)가 개발 중인 개인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이 임상 3상에서 유효한 성과를 거두면서 전 세계에서 화제다.
이에 따라 이 분야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기업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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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약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 임상 성공과 관련해 공급망에 편입돼 수혜를 입을 국내 기업으로는 에스티팜, 파미셀, 삼양바이오팜, 소마젠, 그리고 알테오젠이 많이 거론된다.
이들은 mRNA 원료의약품 공급 기업(에스티팜·파미셀), mRNA 전달체 기술 보유 기업(삼양바이오팜), 유전체 분석 기술 보유 기업(소마젠), 병용 의약품(키트루다)의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알테오젠)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맞춤형 mRNA 암백신이 뭐길래?
모더나와 MSD는 19일(미국 현지시각)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암의 재발과 원격 전이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는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 결과는 ‘항암 치료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더나 주가는 발표 당일 전날 대비 177% 폭등했다.
인티스메란 오토진은 암 진단 후 수술을 마친 환자에게 투여해 체내에 남아있는 미세 암세포를 찾아내 없애고 재발 및 전이를 막는 치료용 백신이다. 독감이나 코로나19 백신처럼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백신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T세포)가 잠들지 않고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T세포 표면의 브레이크 스위치(PD-1 단백질)를 미리 차단하거나, 암세포의 위장막(PD-L1 단백질)을 벗겨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만으로는 면역세포에게 어떤 세포가 암세포인지 정확한 표적을 지목해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모더나의 암백신은 암 환자 개개인의 암세포에만 나타나는 유전적 돌연변이인 ‘신생항원’을 정확히 찾아내 면역세포가 암세포만 저격하도록 만드는 맞춤형 치료제다. 환자의 몸에서 떼어낸 암세포를 분석해 찾아낸 신생항원(34가지) 정보에 따라 mRNA를 만들고, 환자의 수지상세포가 mRNA의 설계도를 읽고 신생항원 단백질 조각을 만들어 면역세포에게 제시해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인티스메란 오토진은 글로벌 판매 1위 의약품인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쓰인다. 이는 키트루다의 PD-1 스위치 억제 기술과 인티스메란 오토진의 암세포 정밀 타격정보 제공 기술이 결합했을 때 암세포 사멸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에서 키트루다를 단독으로 썼을 때보다 인티스메란 오토진을 함께 투여했을 때 환자가 암 재발 없이 생존한 기간(RFS)과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한 비율(DMFS)이 대폭 개선됐다.
모더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당국과 허가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2027년 암백신을 정식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흑색종 외에도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신장암, 췌장암 등 고형암 암종 전반으로 타깃을 넓힌 글로발 2·3상 9건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 에스티팜, 파미셀, 삼양바이오팜, 소마젠, 알테오젠
에스티팜은 모더나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mRNA 백신 연구개발이 확대될수록 매출이 늘어날 대표적인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회사는 mRNA 핵심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제조 역량과 mRNA의 세포 내 생존율을 높이고 신생항원 단백질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자체 캡핑 기술 ‘스마트캡(SmartCap)’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임상 물량과 핵심 원료 공급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미셀 역시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파미셀은 mRNA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 물질인 뉴클레오시드와 LNP(mRNA를 지질 보호막으로 감싸는 지질나노입자)에 사용되는 mPEG를 생산하는 원료의약품 기업이다. 뉴클레오시드와 mPEG의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는 경우 파미셀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삼양바이오팜은 mRNA 암백신 약물을 깨뜨리지 않고 세포까지 보내는 전달체(Delivery) 기술로 주목받는다. 이 회사는 자체 유전자 전달 플랫폼 ‘센스(SENS)’ 기반의 ‘나노레디(NanoReady)’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RNA가 없는 상태에서 전달체 캡슐을 먼저 대량 제조해 보관했다가 환자별 mRNA가 나오면 즉시 결합해 바로 투여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맞춤형 암 백신의 최대 숙제인 ‘제조 및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마젠은 미국에 소재한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이면서 코스닥 상장기업이다. ‘염기서열 분석(CES, NGS)’ 분야에서 모더나를 장기 고객사로 두고 있어 이번 mRNA 암백신 공급망에서 부각되고 있다. 환자가 암수술을 받으면 그 종양 조직을 떼내 정상 세포와 암세포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하는 유전체 분석 과정이 필수적인데, 소마젠은 2014년 이후 10년 넘게 모더나와 유전체 분석 공급 계약을 이어오고 있는 파트너다.
이와 함께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에 알테오젠의 SC 제형 전환 플랫폼인 ‘하이브로자임’이 적용된다는 이유로 간접 수혜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티스메란 오토진 시장 확대로 키트루다SC 처방이 늘어날수록 알테오젠이 받는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보령바이오파마, 모더나 백신 공급망 경험
그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보령바이오파마도 모더나와의 거래 관계가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5월 모더나와 코로나19 mRNA 백신 완제(DP)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mRNA 백신을 아시아 지역에 공급한 바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2024년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국내 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2025년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국내 독점 유통사로 지정됐다. 이 회사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수년간 안정적으로 유통하면서,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mRNA 콜드체인 유통 노하우와 저온 물류 시설을 검증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