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정치적 균열이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시 대선'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부패 척결을 주도하다 경질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대선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격화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 등 경쟁자들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상황 악화와 별개로 젤렌스키 리더십의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AFP통신=연합뉴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전시상황에서 대선을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영통신사 우크린포름을 통해 "지금 선거를 치르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가 될 것이다"며 "내 전략은 전쟁을 끝까지 이끌고 독립적이고 주권적 국가를 보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와 같은 대선 거부는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전쟁 중에도 합법적이고 안전한 선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대비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7월15일 국방장관에서 경질된 인물로, 재임 중 국방예산의 초과지출 약 72억 달러(한화 약 9조9천억 원)를 밝혀 내고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경질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전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과 갈등이 배경으로 지목되지만, 전쟁에서의 성과로 대중적 인기가 높아진 그를 젤렌스키 대통령이 견제차원에서 축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내 반발을 의식해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교체했지만 여론은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회마케팅연구센터 소시스(SOCIS)가 올해 7월28일부터 8월2일까지 만 18세 이상 우크라이나 성인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장 대선을 치를 경우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젤레스키 대통령이 경쟁자 모두에게 패배하는 결과도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대선에서 결선투표를 실기한다.
후보자들의 개별적 지지율을 보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은 22.3%로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21.4%)와 박빙을 이뤘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 당선 가장성의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2.6%포인트이고 크림반도, 루한스크주와 실제 교전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상황 악화와 별개로, 부패 척결을 주도한 인사를 경질하고 선거요구까지 거부하면서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