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을 구하는 일도, 불을 지필 연료를 구하는 일도 생존을 위한 싸움이 된 가자지구의 현실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태울 수 있는 물건을 찾아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취사 가스 부족이 이어지면서 2026년 8월2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요리에 사용할 연료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다. ⓒAP/연합뉴스
AP통신이 소개한 칼루트 가족의 일상은 가자지구의 열악한 생활상을 보여준다. 12살 오마르는 매일 쓰레기장으로 향해 플라스틱 등 불에 태울 수 있는 물건을 찾아야 한다. 맨손으로 쓰레기 더미를 헤집어 낡은 자루에 담고, 그렇게 모은 것들을 여덟 식구가 머무는 텐트로 가져온다.
취사 가스가 부족한 탓에 쓰레기까지 불을 지피는 연료로 쓰이면서, 주민들은 유해한 연기를 마실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팔레스타인 소년이 2026년 8월 22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요리에 사용할 연료를 마련하기 위해 쓰레기장에서 불에 탈 수 있는 물질을 모은 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AP/연합뉴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가족이 머무는 곳은 쓰레기장과 가깝다. 텐트 주변에는 쥐가 떼 지어 몰려든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불안정한 휴전이 성립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여전히 피란민 캠프와 전쟁으로 파괴된 건물에 머물고 있다.
가자지구의 피란민 수십만 명은 매일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음식을 만들 연료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지거나, 가자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 자선 급식소로 몰려가야 한다.
2026년 8월2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쓰레기장에서 모은 불쏘시개로 조리한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인도적 지원 물품과 자선 급식소에서 나오는 음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하지만 급식소에서 제공되는 음식만으로는 여덟 식구의 끼니를 채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족마다 밥과 생선 한 조각을 배급받지만, 이마저 받지 못해 빈 냄비를 들고 돌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2026년 8월 22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불에 탈 수 있는 물질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식량 사정은 여전히 위기 수준이다.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2026년 7월부터 12월까지 가자지구 주민 140만 명 이상이 ‘위기’ 단계인 3단계 이상의 급성 식량 불안에 놓일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적 지원이 줄어들 경우 지금의 개선세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도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가 8월 발표한 최신 분석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6~59개월 어린이 약 7만4200명이 2027년 4월까지 급성 영양실조 치료를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1만1400명 이상은 중증 사례로 예상됐다.
인도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식량 불안은 여전히 심각하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뿐 아니라 음식을 만들 연료까지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