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9개 주 법무장관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를 상대로 제기한 대규모 소송의 연방 재판이 시작됐다. 주 법무장관들은 메타가 인스타그램 등 자사 플랫폼의 중독성과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내부적으로 파악하고도 이를 숨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가디언 보도를 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메타의 내부 문서를 근거로 회사가 청소년의 플랫폼 의존성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메건 오닐 캘리포니아주 부검찰총장은 "메타가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아이들의 건강과 복지는 공동의 책임이라는 의견을 줬다"며 "다만 메타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했다.
오닐 부총장은 증인들의 진술과 당국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내부 문서들을 미리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세대가 최고다'라고 적힌 문서와 함께, 메타가 '십대들은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중독된다'고 인정한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 측은 메타가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무한 스크롤, 지속적인 알림, ‘좋아요’ 기능, 사진 필터 등 심리적으로 이용자를 붙잡는 기능을 의도적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러한 기능에 취약하며, 과도한 소셜미디어 사용이 우울증과 불안, 섭식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원고 쪽은 2023년 10월 제기된 소송에서 메타는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유해성을 알고도 관련 기능을 개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무장관들은 메타가 유죄로 판명될 경우 최대 2천억 달러에 달하는 배상금과 함께 아동·청소년에게 더 안전한 제품으로 서비스를 변경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메타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내부 문서와 이메일이 전체 맥락에서 벗어난 일부 내용이라며,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와 안전 조치를 지속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13세 미만으로 확인된 계정 100만 개 이상을 비활성화하는 등 어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은 약 6~8주간 진행될 예정이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증언이 예정돼 있다. 앞서 뉴멕시코주에서도 메타에 5억67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지는 등 미국 내 소셜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한 청소년 보호 관련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번 법적 공세는 1990년대 담배회사 소송과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담배회사가 제품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알고도 이를 숨겼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던 것처럼, 각 주 법무장관들은 메타 역시 자사 플랫폼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