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아마존, 페덱스 등 대기업의 하도급 배송시스템에 정면으로 맞섰다.
맘다니 시장이 대기업들로 하여금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뉴욕시의회 법안에 힘을 실어주면서, 뉴욕시는 미국 대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라스트 마일(배송의 제일 끝부분)' 배송노동자의 직고용을 의무화하는 실험에 나서게 됐다.
아마존은 즉각 반발하면서 물류창고를 뉴욕시 바깥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 EPA=연합뉴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의회가 추진하는 택배노동자 직고용 법안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뉴욕시의회에 발의된 이 법안은 물류창고 운영자가 뉴욕시로부터 자격(라이선스)을 취득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류창고 운영자는 라이선스를 받으려면 새로운 안전·교육·고용기준을 지켜야 하며, 여기에는 외주 택배기사 수천 명을 직접고용하는 조건도 포함된다.
이른바 '배송보호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뉴욕시는 라스트 마일 사업자에게 직접 고용을 강제한 최초의 도시가 된다.
맘다니 시장은 법안지지 보도자료에서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들은 착취적인 하도급 시스템을 통해 책임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함으로써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맘다니 시장은 배송보호법안이 통과되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라스트 마일 물류시설이 문을 연 뒤 주거지역 인근에서 부상사고가 78% 늘었다는 2025년 뉴욕시 감사원 보고서를 근거로 꼽았다.
아마존은 맘다니 시장의 배송보호법안 지지성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아마존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하도급업체에 고용된 5천 명 이상의 배송기사의 일자리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 측은 이 배송기사들이 현재 시간당 평균 약 24달러를 벌고 있다고 밝히면서 배송보호법안이 시행되면 물류창고 자체를 뉴욕시 바깥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마존은 2019년 이후 안전프로그램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2024년과 2025년 사이 뉴욕시 내 배송 하도급업체 관련 중대 사고율이 3분의 1 이상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은 프리랜서와 하도급 노동자에게 업무를 외주화하는 흐름을 제지하려는 미국 지방정부들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뉴저지주는 올해 아마존이 패키지 배송망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해 배송기사들의 임금과 근무환경을 압박하고 노조 결성을 막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아마존은 이 소송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019년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우버, 리프트 등 앱 기반 플랫폼이 운전자를 독립계약자가 아닌 직원으로 분류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다만 캘리포니아의 사례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이 주민투표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어 이를 무력화한 전례가 있다.
폴 오스터만 MIT 명예교수는 배송보호법안을 두고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약 12%가 중개업체에 고용된 하도급업체 직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직고용·노조 체제를 유지 중인 미국 물류업체 UPS는 2023년 노동조합과 5개년 임금 인상 협약을 맺은 이후 주가 하락과 비용 부담을 겪고 있어, 이번 뉴욕시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 경우 물류업계 전반의 비용 구조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