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부작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속한 재개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소청(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에 반대해 왔던 정 장관이 지속적으로 형사소송법 재개정 가능성을 촉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부작용이 생긴다면 빨리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의를 가지고 새로운 제도를 설계했지만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형사사법제도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키는 데 너무나 중요하다"며 "부작용으로 피해자들의 피해가 악화하거나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장의 실상과 맞지 않는다면 신속히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추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7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제한하고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 등에 대해서도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은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한 뒤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만 판단하게 된다.
정 장관의 주장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져 피해자 보호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법무부 수장으로서 새 제도의 안착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위치에 있는 정 장관이 개정안 시행 전부터 부작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두고 현장의 혼선과 피해 사례를 고리로 삼아 보완수사권을 일부 복원하는 방향의 재입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 장관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7월31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제 검사는 수사할 수 없다.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된다"며 "처음 가는 길에서 선의나 기대와는 달리 부작용이 나온다면 신속히 보완, 수정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국회 법사위원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법사위 끝나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거 김용민법이니 잘못되면 당신이 책임져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며 "책임질 테니 정부는 잘 돌아가게 만드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나 법무부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 장관은 "거부권 제도가 도입된 이래 장관이 이에 직접 관여한 적은 없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정 장관은 이어 "법무부가 정부 내에서 합의된 안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제시했고 관련 내용이 많이 반영됐다"며 "법무부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