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엔비디아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팩토리' 프로젝트의 첫 번째 밑그림이 드러났다. 인프라는 외부 자본이 소유하고, 네이버는 운영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 구조를 채택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가 100% 지분을 갖는 운영 전담 자회사를 새로 세우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같은 핵심 설비는 특수목적법인(SPV)이 소유한다.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르는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컴퓨팅 자원은 안정적으로 조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팩토리' 프로젝트의 세부 밑그림이 드러났다. 사진은 네이버가 8월3일 공시한 '네이버 AI 팩토리 1단계 200MW 사업구조(안)' ⓒ네이버
네이버는 8월3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 AI팩토리 1단계' 사업의 구체적 계약 구조와 장래사업·경영 계획을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총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팩토리 구축 프로젝트 중 1단계인 200메가와트(MW) 규모를 대상으로 한다.
사업 구조안을 보면 네이버는 AI 팩토리 사업을 총괄할 운영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 자회사는 외부 기업이나 기관 등 고객사를 확보하고 실질적 서비스 제공을 맡게 된다.
AI 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은 대체투자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조성하는 SPV를 통해 조달한다. SPV는 특정 사업만을 위해 별도로 세우는 회사로, 설비 구입 자금은 외부 투자자가 댄다. 수조 원대 장비를 네이버가 직접 사들일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브룩필드는 SPV에 최대 90억 달러(약 12조8천억 원)를 투자해 대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네이버는 브룩필드를 12주간 독점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세부 계약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사업 구조가 확정되면 SPV는 조달한 자금으로 엔비디아의 GPU를 구매하고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해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네이버 자회사 AI 팩토리 운영사는 이 SPV로부터 컴퓨팅 파워를 공급받아 사용량에 따른 비용을 지불한다. 이후 운영사는 확보한 자원을 외부 고객에게 풀스택 컴퓨팅 서비스 형태로 판매해 수익을 낸다. 고객에게 받는 이용료와 SPV에 내는 비용의 차액이 핵심 수익 모델이 된다.
이와 별개로 엔비디아는 네이버 보통주를 대상으로 하는 10억 달러(약 1조48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5%를 취득한다. 네이버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일 약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490만 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앞서 6월8일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공동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후 약 두 달 만에 사업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속도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과 결을 같이 한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자원 확보부터 서비스 개시까지의 기간을 1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